일본 프로야구는 2011년 기존의 공인구보다 반발계수를 낮춘 통일구, 이른바 날지 않는 공인구를 도입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인구에 비해 비해 일본 프로야구 공인구가 멀리 날아간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국제규격에 맞는 공인구를 사용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NPB가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과 선수회에 알리지 않고, 공인구의 발반력을 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열린 선수회와 NPB의 업무협의회에서 NPB가 기존 통일구보다 반발력을 높인 공인구를 올시즌에 사용하고 있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NPB가 가토 료조 커미셔너 등 극소수 관계자들만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12개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NPB가 통일구 도입 실패를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포츠닛폰은 통일구 도입을 결정한 가토 커미셔너에 대한 책임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올해 들어 선수 뿐만 아니라 팬 사이에서도 공이 이전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는 의견이 많았다. NPB는 기존의 통일구 재고품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 사용하게 하고, 반발력을 조정한 통일구를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쓰게 했다고 한다.
올시즌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512경기의 경기당 평균 홈런은 1.50개. 지난 시즌 0.91개에서 대폭 증가했다. 지금같은 홈런 페이스라면 1297개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일구가 도입된 2011년 홈런 총수는 939개, 지난해에는 881개였다.
또 12개 구단 전체 타율은 지난해 2할4푼1리에서 2할5푼5리로 올라간 반면, 평균자책점은 2.82에서 3.54로 악화됐다. 반반력을 높인 2013년형 통일구의 영향이 기록으로 확실하게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NPB는 "통일구에 변화가 없다"며 타격기술의 발전과 타자들의 적응 등을 홈런 증가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많은 선수들이 구단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계약을 하고 있다. 통일구 변화가 기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더구나 NPB는 구단에도 공인구 반발력 조정을 알리지 않았다. 이래저래 여러가지 논란이 뒤따를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