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이 올 시즌 최다투구수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강렬했던 피칭.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의 위력이 살아났다. 150㎞ 안팎의 패스트볼은 위력적이었다. 김광현 특유의 높은 타점에서 뿌려지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휘는 슬라이더도 빛을 발했다.
안타가 많은 것은 옥의 티. 하지만 그럴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시작부터 비가 뿌렸다. 한 차례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3회에서 5회까지 정상적인 투구가 힘들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 마운드의 흙이 불안정했고, 당연히 역동적인 투구폼을 지닌 김광현은 컨트롤을 잡기 힘들었다. 3회부터 5회까지 맞은 안타만 6개.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1회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홍성흔과 윤석민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 1점을 실점한 뒤 2사 만루에서 허경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4회에도 1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홍성흔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에이스의 본색이 살아있었다. 최근 SK는 불펜진이 무너진 상황. 믿을만한 중간계투가 없다. 믿을맨이었던 박희수도 좋은 컨디션이 아니다. 김광현은 6회와 7회 두산 타선을 완벽히 처리하면서 계투진의 부담을 최소화시켰다.
2010년 17승(7패)을 기록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였던 김광현은 어깨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최근 2년간 좋지 않았다. 올해도 8경기에 나서 1승3패, 평균 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공의 위력은 되찾았지만, 투구밸런스가 좋지 못해 경기내용이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이날 김광현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부활의 기틀을 마련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