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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외야 주전 경쟁은 살벌하다. 그중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 돋보인다. 바로 우익수 민병헌(26)이다. 나머지 둘은 낯익은 좌익수 김현수와 중견수 이종욱이다.
그는 지금 잘 되고 있지만 조심스럽다고 했다. "아직도 매번 타석에 나갈 때 긴장하고 걱정한다. 지금까지는 잘 했지만 갑자기 20타수 무안타를 기록해 후보로 밀릴 수도 있다." 일부에선 민병헌이 야구에 눈을 뜰 때가 됐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민병헌은 자신이 못하면 악플이 달릴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팬들이 자신을 '그냥 민병헌인데 기대했던 것 보다 잘 하고 있구나'정도로 봐달라고 했다.
그의 시즌 전 목표는 '1군에 무조건 살아남아 대주자라도 열심히 하자'였다. 요즘 같이 타석에 자주 들어설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두산 외야의 주전 경쟁은 국내야구 9팀 중 삼성에 맞먹을 정도로 치열하다. 김현수 이종욱 정수빈 임재철 등이 버티고 있다.
그는 풀타임 출전이 낯설다. 1주일에 월요일을 뺀 6일 동안 선발로 출전하는 게 익숙지 않다. 그래서 체력 유지가 중요하다. 민병헌의 휴식일 일정이 달라졌다. 예전 같았으면 친구들을 만나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요즘은 잘 쉬기 위해 노력한다. 경기 출전이 많아지면서 힘이 달린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영양 보충과 함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낮잠을 한번이라도 더 자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외출하는 시간이 줄었다.
민병헌의 이런 활약은 두산 팬들의 기대치 이상이다. 상대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견제와 분석이 따라간다. 민병헌의 진짜 실력은 지금부터 드러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