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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무4사구 완봉승, 새로운 '전설'의 시작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29 18:13 | 최종수정 2013-05-30 07:11


'코리안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3연속 퀄리티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2승을 챙겼다. LA다저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했다. 류현진은 6이닝 6안타 9삼진 3실점 했으며, 타석에서도 3타수 3안타를 선보이는 맹활약 끝에 승리 투수가 됐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14

옛 전설이 뿌린 씨앗이 새로운 전설의 싹을 틔웠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 류현진(26)은 대표적인 '박찬호 키드'다. 90년대 중후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당시 초등학생으로 막 야구를 시작했던 류현진은 박찬호나 김병현(넥센) 김선우(두산) 서재응(KIA)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상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특히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의 기록을 지닌 '레전드' 박찬호는 훗날 성장한 류현진과 한화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기도 했다. 비록 박찬호는 은퇴했으나 이제 류현진이 그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무대에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달성한 시즌 첫 완봉승은 어쩌면 그 새로운 전설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첫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은 이날 홈구장인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2안타 7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특히 9이닝 동안 4사구가 단 1개도 없었다는 점에서 더 가치있는 완봉승으로 기록됐다. 말 그대로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없이 홀로 지배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로 인해 류현진은 많은 것을 얻었다. 팀내 다승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구도에서도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랐기 때문이다. 비록 데뷔 첫해라 '루키'로 불리긴 하지만, 이미 한국무대에서 7년간 보여줬던 '언터처블 괴물'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로 인해 더 이상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처음 선을 보인 루키'라고 얕잡아 볼 이는 아무도 없게 된 것이다.

'9이닝 무4사구 완봉승'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매우 가치있는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굳이 가치의 순위를 매기자면 '퍼펙트 게임'과 '노히트 노런'에 이어 세 번째 정도로 의미가 큰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투수가 안타를 맞을 수는 있다. 아무리 좋은 공을 던져도 타자가 잘 치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4사구는 얘기가 좀 다르다. 그만큼 완벽에 가까운 콘트롤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언론에서도 류현진의 이날 무4사구 완봉승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역대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한국인 투수들 가운데에서도 무4사구 완봉승은 단 1차례 밖에 없었다. 완봉승 자체가 드물었다. 류현진 이전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 완봉승을 거둔 인물은 박찬호와 김선우 뿐이었다. 횟수도 총 4번 밖에 안된다.

첫 번째 완봉승은 역시 '레전드' 박찬호가 작성했다. 박찬호는 LA다저스 소속이던 2000년 9월 30일 샌디에이고 전에서 9이닝 2안타 1볼넷 13탈삼진으로 첫 완봉승을 수확했다. 이어 2001년 7월 19일 밀워키전에서는 9이닝 2안타 9탈삼진 무4사구로 개인 두 번째 완봉승이자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처음으로 무4사구 완봉승을 달성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긴 2006년 6월 3일에도 완봉승을 거뒀는데, 이 경기는 강우 콜드에 의한 6이닝 완봉승(6이닝 5안타 8탈삼진 2볼넷)이었다.


현재 두산 소속의 김선우도 콜로라도 소속이던 2005년 9월 2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9이닝 동안 3안타 3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거둔 두 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결국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는 역대 세 번째로 완봉승을 달성한 투수가 된 것이다. 더불어 무4사구 완봉승은 '올드 레전드'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로 달성했다. '올드 레전드'의 명예를 '뉴 레전드' 류현진이 이어가게 된 것이다. 류현진의 새로운 역사와 전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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