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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LG가 달라졌어요, 셋!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5-27 10:09 | 최종수정 2013-05-27 10:09


삼성과 LG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1,3루 LG 정성훈 타석때 3루주자 권용관이 홈스틸을 성공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3/

삼성과 LG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한국무대 첫 완투승을 거두며 9-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한 LG 리즈가 주키치와 포옹을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2/

위닝시리즈를 위한 결전 LG와 SK의 경기가 26일 잠실에서 펼쳐 졌다. 0대0으로 맞서던 9회던 무사 1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정의윤(오른쪽)이 동료들과 뒤엉켜 좋아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5.26/

LG 팬들은 쉽게 믿지 못한다. '늑대 소년' 트라우마가 있다. 초반 잘 나가다가 뒷심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 올 시즌은 다소 일찌감치 위기가 찾아왔다. '포기' 반응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반전의 조짐이 보인다. '어? 이것 봐라' 하면서도 완전히 믿지는 못하는 분위기. 최종 목표 달성 여부를 떠나 LG는 실제 조금 달라졌다. 과연 어떻길래?

1점차 승부에 강해졌다

LG는 1점차 승부에 가장 약한 팀이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2승9패(0.182). 한화나 NC보다 떨어지는 수치. 하지만 최근 1주일 사이 가장 끈적한 팀이 됐다. 6경기에서 거둔 4승 중 1점차 승리가 3차례. 23일 삼성전 3대2 승리→24일 SK전 4대3 승리→26일 SK전 1대0 승리. 불펜의 효율성과 타선의 집중력이 동반돼야 가능한 짜릿한 1점차 승리.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선수단에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용병 듀오, 변화를 실천하다

LG는 지난 21일 삼성전까지만 해도 암담했다.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 승패 차가 -6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주역은 두 용병 투수였다. 22일 리즈, 23일 주키치가 잇달아 선발승을 거뒀다. 두 외국인 투수의 이틀 연속 승리는 올시즌 처음. 큰 의미가 있었다. 위기 속 변화를 택한 결과였다. 변화의 핵심은 정면 승부였다. 달아나는 공으로 투구수가 늘고 결국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불펜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순환. 리즈는 "리그 최고의 구위를 믿고 바로 (승부에) 들어가라"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따랐다. 최강 삼성 타선을 상대로 당당히 맞섰다. 결과는 데뷔 첫 완투승. 주키치의 승부수도 인상적이었다. 2군에서 열흘간 시간을 보낸 뒤 돌아온 그는 무4사구 투구로 변화를 실천했다. "볼넷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 마음에 든다. 직구 제구가 잘 돼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는 그는 가장 좋았던 지난해 전반기 당시의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노장이 이끌고, 청년이 답한다

되는 집안의 특징? 신-구의 조화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선배들이 이끌어 가는 사이 힘있는 젊은 후배들이 쑥쑥 성장하는 모양새. 잃어버린 지난 10년. LG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되는 집안의 모양새가 조금씩 갖춰지고 있다. 삼성과의 주중 대구 3연전, 위닝시리즈의 주역은 백전노장 이병규 권용관이었다. 열심히 치고 달려 승리를 이끌며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노장의 투혼에 정의윤 문선재 등 '미래'들이 화답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수록 LG는 강해진다.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새 목표가 이뤄지는 경지. 과거와의 결별이 필요한 LG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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