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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게 제구력은 얼마나 중요할까.
이날 김혁민이 딱 그랬다. 제구력이 좋으면 볼넷이 줄어들고, 안타를 맞을 확률도 떨어지게 돼 있다. 투구수를 경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니 긴 이닝을 던질 수 있게 된다. 김혁민은 5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 지난 3일 대전 SK전에서는 7⅔이닝 4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8일 창원 NC전에서는 피홈런 3개를 맞았지만 6⅔이닝을 4실점으로 막으며 제 몫을 했다. 제구력이 뒷받침되니 이닝이터로서의 명성을 다시 얻게 됐다. 이날까지 투구이닝 부문에서 김혁민은 48⅓이닝으로 SK 레이예스(56⅓이닝), 롯데 유먼(49⅔이닝), SK 세든(48⅔이닝)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물론 토종 투수 중에서는 단연 1위다.
4월 한 달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부진했던 김혁민은 5월 들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혁민은 4월에 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선발로 등판해서는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3경기나 됐다. 구위는 좋았지만 컨트롤이 엉망이었다.
김혁민이 힘을 내준 덕분에 한화는 5월 들어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감을 갖추게 됐다. 김 감독이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는 바티스타와 이브랜드에 덧붙여 김혁민이 3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계산이 가능한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김혁민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선수다. 볼은 정말 좋다. 제구만 되면 누구도 치기 어렵다. 기복없이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