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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더 길러봐라."
그는 지난달 17일 광주 LG전부터 21일 SK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5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본능을 부활시키며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4일 넥센전에서 홈런 2개를 친 이후 4경기 동안 13타수 3안타로 침묵에 빠졌다.
이 기간 동안 평균 타율은 2할3푼1리. 10일 현재 시즌 평균 타율이 3할2푼4리인 것과 비교하면 시즌 초반 첫 슬럼프인 셈이다.
선 감독은 1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배팅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던 최희섭을 발견한 뒤 넌지시 말을 걸었다.
"희섭아 수고한다. 근데 '빅초이'가 어째 요즘은 힘을 못내는 것 같다?"
그러자 최희섭은 선 감독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배시시 웃으며 "네 힘내겠습니다"라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이때 최희섭은 헬맷을 벗으며 특유의 바람머리 스타일의 긴 머리를 쓸어넘겼다.
선 감독은 이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힘을 내고 싶으면 머리를 더 길러보지 그래?"
선 감독은 최희섭에게 삼손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최희섭은 지난 2009년 후반기에 머리를 길게 길렀다가 평균 타율 3할8리, 33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국내 복귀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KIA의 통산 10번째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올시즌에도 개막부터 지금까지 이발을 하지 않고 점차 본격화되는 무더위를 버티고 있는 중이다.
최희섭이 선 감독의 충고를 받아들여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