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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잠실구장. LG전을 앞둔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서동욱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이유? 간단하다. 이도 저도 아닌 무늬만 스위치히터였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사실 왼쪽만 죽기 살기로 해도 3할을 못 치지 않나. 오른쪽에서 타율이 2할대 초·중반인데, 굳이 스위치히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동욱에게 스위치히터의 추억은 강렬하다. 지난 2008년 9월2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6, 9회 좌-우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좌-우 연타석 홈런이었다.
LG 운영팀장과 수비초치 시절부터 서동욱을 유심히 지켜봤던 염경엽 감독. 당장 필요한 처방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너무 자주 변화를 주다 보니, 자질은 충분히 뛰어난데 확실한 자기만의 것을 찾을 시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해법은 '선택과 집중'임을 알고 내린 처방. 다양성은 그 이후에 장착해도 늦지 않을 거란 판단이다. 스위치히터에 대한 '포기'가 아닌 '일시 정지'. 서동욱의 집념과 노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조치다.
"동욱이는 정말 많이 노력하는 선수입니다. 잘 해 낼 수 있을 겁니다."
기분 좋게 출발한 넥센맨 서동욱. 이적 첫 해 좌타석 타율 2할8푼을 넘길 수 있을까. 내년 시즌 그를 오른쪽 타석에서도 보기 위해 먼저 충족돼야 할 마지노선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