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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폭투 높아진 만루의 공포, 해법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03 09:16


올시즌 폭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나 증가했다. 한 점차 승부에서 폭투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경기가 많아졌다. 스포츠조선 DB

2일 열린 프로야구 4경기에서는 총 7개의 폭투가 기록됐다. 이 가운데 팀 패배에 결정적인 빌미가 된 것은 삼성 이우선과 KIA 유동훈의 폭투였다.

이우선은 대구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만루서 강정호 타석때 체인지업을 던지려다 공이 원바운드된 후 포수 옆으로 빠지면서 3루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이우선의 폭투로 3대4로 패하며 넥센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유동훈은 잠실 KIA전에서 4-4 동점이던 6회초 1사 만루서 손시헌 타석때 타자 뒤쪽으로 향하는 폭투를 범하는 바람에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밖에 롯데 유먼도 대전 한화전에서 3-1로 쫓기고 있던 6회말 2사 만루서 김경언을 상대로 직구를 던지다 공이 손에서 빠지며 포수의 키를 넘어가는 폭투를 해 한 점을 허용했다.

3루, 1-3루, 2-3루, 만루 등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의 올시즌 폭투 기록을 살펴봤다. 넥센과 NC가 5개로 가장 많았고, 두산 3개, 한화와 KIA 2개, 롯데, 삼성, LG가 각각 1개를 기록했다. SK가 유일하게 주자 3루의 상황에서 폭투 기록이 없었다. 만루에서 나온 폭투는 이날 KIA, 삼성, 롯데가 처음이다.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특히 만루 상황에서 투수-포수 배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폭투다. 특히 한 점을 놓고 싸울 때 이같은 폭투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끝내기 폭투의 경우 다음날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후유증이 크다. 만루에서의 폭투는 해당 투수의 부담감과 제구력 난조, 포수의 집중력 부족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벤치에서는 보통 만루 상황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를 자제할 것을 배터리에게 요구한다.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즐겨던지는 투수들이 제구력 난조를 보일 경우 폭투가 많이 발생하는데, 마무리 투수들 사이에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경기 수준과도 관련이 있다. 폭투로 인한 실점이 많을수록 경기의 질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경기장 분위기도 어수선해지는 경향이 있다. 폭투를 범한 팀은 적시타를 맞았을 때보다 덕아웃 분위기가 훨씬 더 큰 폭으로 가라앉는다. 올시즌 이날까지 열린 104경기에서 총 100개의 폭투가 기록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전체 폭투수는 78개였다. 전년 대비 22%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이날 하루에만 7개의 폭투가 나왔으니, 경기력 수준이 언급될 만도 하다.

그렇다고 주자 3루 상황에서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해당 투수의 제구력과 포수의 블로킹 능력이 폭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팀마다 포수들이 전지훈련이나 경기전 원바운드된 공을 받는 블로킹 연습을 끊임없이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투수들은 대부분 블로킹 능력이 뛰어난 포수를 앉혀놓고 공을 던질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기 때문에 제구력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포수의 수비력을 논할 때 블로킹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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