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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차우찬만 불펜가는 게 아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4-29 23:36 | 최종수정 2013-04-30 06:04


7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추워진 날씨에 난로 곁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7.



"누구든 선발에 뺄 수 있다."

통합우승 3연패를 노리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30∼35경기를 분수령으로 잡았다.

시즌 초반 35경기 정도를 치를 때까지 정상권으로 치고 올라가야 올시즌 목표달성을 자신있게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현재 20경기를 치렀으니 앞으로 10경기 안팎에서 초반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류 감독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는 것은 불펜진의 안정화다.

류 감독은 작년까지 막강 불펜조를 형성했던 정현욱(LG 이적) 권오준(부상)의 공백에다 안지만과 권 혁의 컨디션 회복이 느려 불펜진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쌍권총(권오준-권 혁)과 안지만-정현욱 콤비가 버텨줬던 과거에 비하면 올시즌 불펜은 실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시즌 초반 불펜 강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류 감독은 올시즌 초반 한 차례 꺼내들었던 6선발 체제를 잠깐 거둬들이고 뒷문을 탄탄히 하는데 초점을 맞춘 상태다.


6선발 라인에 합류했던 차우찬을 최근 중간계투로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류 감독은 최대 35경기를 치를 때까지 불펜이 안정화되면 6선발 체제도 다시 부활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2011년 6선발 시스템으로 재미를 봤던 류 감독은 대표적인 6선발 애호가다. 6선발을 통해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장기 레이스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오승환이 마무리로 등판하기 이전에 1이닝 정도씩 버텨주는 필승조를 하루 속히 구축하는 게 35경기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불펜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류 감독은 극약처방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을 향해 이른바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선발에 속해있는 누구라도 안되겠다 싶으면 과감하게 불펜으로 뺄 수 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이번에 불펜으로 내려간 차우찬을 지목하며 "우선 불펜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우찬이든 누구든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차우찬이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모양새지만 앞으로 펼쳐지는 선발진의 피칭 컨디션에 따라 다른 선발투수도 차우찬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차우찬이 빠져 선발 5명이 살아남았다고 해서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외국인 투수도 예외가 아니다.

류 감독은 "추운 날씨에 고전했던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가 점차 따뜻해지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완전한 합격점을 주지 않았다.

"권오준(33)과 정현욱(35)의 나이도 있는데 언제까지 권오준-정현욱 공백 타령만 하겠는가. 삼성의 긴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새로운 불펜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현재 류 감독의 선택은 효과를 발하고 있다. 차우찬이 불펜으로 돌린 21일 이전까지 삼성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63이었다가 이후부터 현재까지 3.29로 크게 호전됐따.

불펜에 초반 승부수를 던진 류 감독은 6선발을 다시 도입할 그날까지 제2의 차우찬이 등장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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