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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1위 삼성이 활짝 웃지 못하는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4-15 06:47


7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4대2로 승리하며 250세이브를 기록한 삼성 오승환이 포수 진갑용과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7.



"이제부터 시작이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초반 위력이 거세다.

15일 현재 7승3패로 KIA와 함께 공동 1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경기를 치렀을 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작년의 경우 삼성은 3승7패로 8개팀 가운데 7위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두산과의 개막전 2연패때 보여준 마운드와 타선의 동반 불안감을 어느새 크게 해소된 느낌이다.

마운드는 시즌 개막 이전 우려했던 정현욱(FA 이적)과 고원준(부상)의 부상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타선은 경기를 더해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 13, 14일 넥센전 2연승 과정에서 연이어 19안타-15득점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타선에 물이 올랐다.

현재 9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팀 평균 타율이 3할대(3할3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주일 사이에는 무려 3할5푼6리로 급상승하며 '최강 삼성'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쯤되면 "지난 2년간 더워져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올시즌에는 초반부터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는 류중일 감독의 표정도 활짝 펴질 만하다.

하지만 류 감독은 "타선이 요즘 많이 강해졌다. 투수들도 잘버텨주고 있고…"라는 정도로 만족감을 표시할 뿐이다. 주위에서 잘나가는 팀성적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보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아직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라 일희일비, 경거망동하지 않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류 감독과 구단은 삼성의 시즌 초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나온 성적표를 놓고 삼성의 전력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이 그동안 진정한 상위 예상팀들과 거의 붙어보지 않았다. 개막 2연전때 두산을 만난 이후 상대한 팀이 NC, 한화, 넥센이었다.

NC와 한화는 올시즌 대표적인 2약에 속하는 팀이었다. 예상대로 삼성은 이들 두 팀을 상대로 5연승을 손쉽게 건졌다. 넥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지만 그렇다고 강한 팀에 속하지는 않았다.

물론 지난 주말 넥센 3년전에서 나이트-김병현-밴헤켄 등 1∼3선발을 맞아 성공적으로 대응했지만 넥센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요인도 컸다.

그동안 상대한 팀 가운데 그중에 강자로 분류됐던 두산에 2전패를 당했던 삼성이다. 그런 삼성이 이번주부터 진짜 평가무대에 올라야 한다. 주중 SK전을 시작으로 롯데, LG, KIA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올시즌 상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이다. KIA(공동 1위), LG(3위), 롯데(5위)에 비해 SK(7위)가 좀 떨어지지만 지난 3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격돌했던 강적이다.

"그동안 사실 경기일정이 좋아서 승리를 수월하게 챙긴 것이지 현재의 성적에 너무 안주하면 안된다"는 구단 관계자의 말은 괜한 겸손함이 아니었다. 이른바 한번 떠봐야 우열을 가늠할 수 있는 강호의 고수들을 이제부터 만나게 된 것이다.

선수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차우찬은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한화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 승리가 진정한 첫승"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 역시 "SK전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4월 말까지의 경기일정이 그야말로 고난행군이다. 그동안 몇 승 챙긴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며 긴장의 끈을 다시 조여맸다.

특히 류 감독은 올시즌 버거운 상대로 두산과 KIA를 꼽았다. 두산은 이미 한번 붙어봤다가 그 위력을 체험했고, KIA는 올시즌 워낙 강다하는 평가를 받으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KIA와의 첫 대결은 오는 26∼28일 고난행군의 마지막 타이밍에 펼쳐진다. 삼성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의 위용을 자랑할 것인지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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