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은퇴선수 모임 끝내 둘로 쪼개지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4-15 16:39


프로야구의 은퇴 선수들의 모임이 결국은 둘로 쪼개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OB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이하 일구회 은선협)와 새롭게 만들어진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이하 은선협)의 통합이 잠시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구회 은선협 김동수 회장과 은선협 이순철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 양재동의 모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선수들을 대표하는 두 조직의 통합을 발표했다. 김동수 회장과 이순철 회장은 "갈라졌던 은퇴 선수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고 여러 야구관련 단체들과 협력하여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통합된 조직이 일구회 산하 단체가 아닌 독립된 단체로 활동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레전드 올스타전과 레전드 챔피언십 등 은퇴선수 경기사업을 추진하고 야구 인프라 확립과 야구교실 등으로 인한 은퇴 선수들의 재능 기부, 독립리그 창설 조력, 은퇴선수 복지 증진 등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말했다.

김 회장은 "(일구회 은선협) 이사들도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해 일구회 내에서 어느정도 합의를 이룬 상황에서 은선협과 통합을 결정한 듯 보였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일구회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결정이 무효임을 밝혔다. 일구회 은선협의 윤동균 김유동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동수 회장의 통합 결정은 부회장, 이사진들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다"라며 "은퇴선수 조직이 통합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일구회 산하 단체가 되지 않는 것은 반대"라고 김 회장의 통합 결정에 반대했다. 일구회는 "정관에는 모든 결정은 이사진, 부회장단과 상의 및 의결하도록 명시되어 있다"며 김 회장의 결정이 절차상으로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일구회는 "김 회장이 통화에서 사전에 임원진과 상의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불찰이라고 했고 금요일 일구회를 방문해 향후 대책을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라고 했다.

일구회 구경백 사무총장은 "일구회에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아니신 회원이 33명 계신다. 김성근 김인식 감독님 등 모두 프로야구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다. 그리고 이분들은 초상권료를 한푼도 받지 않으셨다. 최근 3년간 초상권료로 받은 54억원 중 51억원이 은퇴 선수들에게 배분됐다"며 초상권료가 모두 투명하게 집행됐음을 말했다.

이어 "일구회는 프로야구의 화합을 위해 지난 1월 선수협 산하 은퇴선수협회와 통합을 했고 최근 김동수 코치를 새 회장으로 하면서 초상권 계약과 분배 등 모든 권리를 은퇴선수협의회에 일임을 했다"며 "새롭게 만든 은선협이 일구회와 선을 긋기로 한 상황에서 결국 따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일구회는 이사회에서 이미 은선협에 가입할 경우 일구회에서 자동 탈퇴하도록 결정을 한 상황이다. 은퇴 선수들로선 일구회와 은선협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구 총장은 "800여명되는 은퇴 선수 중 일구회에 600명 정도 있고 은선협에는 2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은선협에 가입한 분은 알려달라고 은퇴 선수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일구회에 남는 인원을 빨리 파악해 게임사들과 초상권료 협상을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2010년 인터넷 게임사들로부터 초상권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은퇴 선수들의 모임은 일구회와 선수협이 만든 은퇴선수협회로 나뉘어 있었다. 지난 1월 일구회가 은퇴선수협회를 흡수하면서 하나가 되는 듯 했으나 지난 3월말 새롭게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만들어지면서 다시 분열되는 모습. 이날의 통합 선언은 한낱 꿈에 불과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일구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 김동수 회장(가운데)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이순철 회장(오른쪽)이 15일 오전 두 조직의 통합을 선언했으나 일구회가 이를 무효라고 주장했다. 사진제공=통합 은퇴선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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