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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한화, 에이스가 아쉬운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4-14 12:32 | 최종수정 2013-04-14 12:32


한화가 류현진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실력이든 정신력이든 마운드의 구심점이 없다는게 아쉽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LA 다저스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장면을 한화 이글스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한화는 13일 대전 LG전까지 시즌 개막후 12경기를 모두 패했다. 지난 2003년 롯데가 당한 개막후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승부사' 김응용 감독은 10연패였던 자신의 최다 연패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한화는 지금 류현진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류현진이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추락하지는 않았을텐데'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드러난 한화의 전력은 9개팀중 최약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바닥 수준이다. 투타, 수비, 주루에 걸쳐 만족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다. 이같은 난국을 깨트리기 위해서는 스토퍼가 필요하다.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이스의 역할은 보통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류현진이 했던 바로 그 역할을 하는 투수가 현재 한화에는 없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선발로 변신해 호투하던 지난해 후반기의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3경기서 2패에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시즌초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3경기서 모두 3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다 6회말 이승엽에게 3점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 타선이 최근 7경기 연속 3득점 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티스타가 좀더 분발해 줬으면 하는 것이 한화의 희망이다.

새 외국인 투수 이브랜드는 아직도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4경기에 나가 2패,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변화구와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피홈런은 없지만, 피안타율이 3할6푼9리에 이른다. 구위 자체가 타자를 압도할만 것도 아니고, 제구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사실 이브랜드는 류현진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좀더 제구력을 가다듬어 국내 타자들에게 적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4선발인 김혁민과 유창식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혁민은 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6.75, 유창식은 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7.28을 기록했다. 이들은 선발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어떻게든 5회 이상은 던져줘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화는 매경기 투수 총력적을 펼치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3일 LG전에는 선발 요원인 이브랜드까지 투입하며 시즌 첫 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필승조를 따로 꼽기 힘들 정도로 불펜진이 허약한 한화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긴 이닝을 버텨줘야 그나마 승산을 높일 수 있다. 바티스타와 이브랜드가 한 번씩 7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있지만, 하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정신적으로도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아무리 성격좋은 투수라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커지게 마련이다. 실력이든 정신력이든, 현재 한화 마운드에는 구심점이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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