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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NC 2연패에서 나온 '경험부족'의 실체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4-04 06:47



결국은 경험부족이다. 신생팀의 한계,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문제였을까.

NC가 2연패에 빠졌다. 3일 마산 롯데전에선 다잡은 첫 승을 놓쳤다. 1-2로 뒤진 9회말 무사 2루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주장 이호준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무사 2루 상황이 계속 됐다. 누가 보기에도 승리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승리는 없었다. 경기 내내 수비에서 나타난 경험부족, 주루플레이에서도 나왔다. 도대체 어떤 부분이 문제일까. 구체적으로 뜯어보자.

수비 불안, 잔디 문제 있어도 결국 경험부족이다

개막전에서 타선 침묵이 눈에 띄었다면, 두번째 경기는 부족한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첫 실책은 2회에 나왔다. 1사 1루서 박종윤의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2루수 박민우가 놓쳤다. 포구시 글러브의 위치가 잘못됐다. 올라오는 바운드였기에 글러브를 기울여 좀더 높게 몸쪽으로 품는 식으로 포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박민우의 글러브는 그라운드와 수평으로, 낮게 위치해 있었다.

4회엔 조영훈의 실책이 나왔다. 선두타자 전준우의 땅볼 타구를 다이빙캐치해내며 경험을 선보이나 싶었지만, 장성호의 기습 번트 타구를 낚아내려다 놓치고 공을 잃어버렸다. 1군 경험이 있는 조영훈이지만,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1-1 동점이던 9회에는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며 그대로 패배할 뻔했다. 1사 1,2루서 황재균의 타구가 유격수 앞으로 평범하게 굴러갔다. 유격수 노진혁은 2루수 박민우에게 가볍게 토스했다. 박민우는 곧장 1루로 공을 던져 병살타를 노렸다. 2루로 온 송구가 다소 높긴 했지만, 분명 아웃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조영훈이 공을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좋은 송구는 아니었어도 보통의 1루수라면 잡아줘야만 할 공이었다. 공이 뒤로 빠진 사이 2루주자 김문호가 홈을 밟았다. 병살타 대신 실점이 나온 것이다.


3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롯데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1,2루서 2루주자 김문호가 황재균의 내야 땅볼 때 1루 악송구를 틈타 홈까지 뛰어 세이프되고 있다.
창원=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3.

마산구장의 인조잔디 상태도 문제긴 했다. 타구가 갑자기 크게 바운드되는 모습이 보였다. 천연잔디도 아닌데 마지막 바운드가 높게 튄다는 건 인조잔디 상태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김경문 감독도 시범경기 때 "잔디를 사용하다보니 타구가 점점 빨라지더라. 내야수비가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계속된 구장 사용으로 인한 문제.

이날 역시 그런 부분이 자주 노출됐다. 하지만 유난히 많았던 1루 쪽 타구에도 롯데 1루수 박종윤은 높게 튀어오르는 공을 척척 낚아냈다. 빠르게 글러브 위치를 조정해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NC 야수들이 배워야 할 점이었다.

NC 입장에선 매일같이 같은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홈팀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롯데와 같은 조건에서 더 나쁜 결과가 나온 건 문제다. 경험 부족의 총체적 난국을 보여준 모습이었다.

접전 상황에서 벤트레그슬라이딩? 경험부족으로 끝내기 물거품

사실 NC는 창단 첫 승을 신고할 뻔했다. 9회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그대로 패하나 싶었지만, 곧바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9회말 선두타자 조영훈이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공을 더듬는 사이 2루까지 내달렸다.

무사 2루의 동점 찬스. 타석엔 4번타자 이호준이 들어섰다. 전날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세 차례나 안타를 날리지 못한 그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20년차 베테랑이었지만, 개막전의 중압감은 컸다.


3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롯데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무사 2루서 NC 이호준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교체되며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창원=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3.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방망이를 힘껏 돌려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날렸다. 2-2 동점이었다. 게다가 무사 2루 찬스가 계속 됐다. 이호준은 동점을 만들고 대주자 박헌욱으로 교체됐다.

누가 봐도 '끝내기' 분위기. 안타 하나면 됐다. 하지만 NC 벤치는 '안전'을 택했다. 권희동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3루로 만들었다.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이날 앞선 타석까지 3타수 3안타를 날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이현곤이 타석에 섰다. 이현곤이 퍼올린 공은 높게 떠 좌익수 쪽으로 향했다. 다 됐다.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될 듯 했다.

롯데 좌익수 김문호는 공을 잡자마자 지체없이 홈으로 송구했다. 3루에 있던 박헌욱도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결과는 홈에서 태그 아웃. 원바운드된 송구는 정확히 용덕한의 미트로 들어갔고, 부드럽게 태그 동작으로 이어졌다. 박헌욱의 발이 동시에 들어간 듯 했지만, 포수 용덕한의 발에 막혔다.

완벽한 경험 부족이었다. 지난해 입단한 창단 신인 박헌욱은 당연히 1군 경험이 없다. 보통의 다른 대주자였다면, 용덕한을 밀치고 들어가거나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는 포수를 피해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을 것이다. 박헌욱은 발이 먼저 들어갔다. 일반적인 벤트레그슬라이딩이었다. 만약, 홈플레이트 기준 포수의 오른쪽으로 우회해 손을 넣었다면? 절묘한 결승점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주루플레이의 기본과도 같다. 현재 위치가 주전이 아닌, 대주자나 대수비요원이라면 오히려 잘 숙지하고 있을 부분이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정직하게 발이 먼저 들어갔다. 막상 닥친 위기 상황, 생각을 깊게 하지 못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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