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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시즌초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에 대해 KIA 선동열 감독은 날씨와 짧아진 훈련 기간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선 감독은 "예년보다 1주일 이상 일찍 시즌이 개막돼 아직은 날씨가 쌀쌀하다. 날이 좀 따뜻해지면 투수들이 컨디션이 올라갈 것"이라며 "전지훈련 기간이 줄어든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보통 1월 10일, 15일이면 따뜻한 곳에 가서 훈련을 시작했는데, 요즘은 1월20일이 넘어야 시작된다. 기간이 짧아도 타자는 컨디션을 금세 올릴 수 있지만, 투수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서산 마무리 캠프를 마치면서 투수들에게 "1월 팀훈련이 시작될 때까지 투구수 100개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만들어오라"고 지시했다. 비활동기간 동안 개인훈련을 게을리하지 말고 어느 정도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전지훈련에 참가하라는 소리였다. 1월 팀훈련을 시작할 당시 김 감독은 "몇몇 선수는 시킨대로 한 것 같다"고 했었다. 여기에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오전부터 야간까지 투수들에게도 혹독한 훈련이 매일 이어졌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한화 투수들의 제구력 불안을 훈련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김 감독은 최근 "이런 투수들 데리고 게임을 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올해 신인중에서도 크게 될 선수는 안보인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했다. 현재 한화의 1군 마운드 구성을 보면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를 제외한 토종 10명 가운데 개인통산 3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김광수 마일영 송창식 윤근영 김혁민 등 5명이다. 즉 나머지 5명은 경험면에서 아직은 제구력 불안을 드러낼 소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경험의 정도만 가지고 한화 투수들의 현실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제구력 불안은 단기간에 극복하기 힘든 문제다. 그렇다고 넋놓고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 한화로서는 시즌초 바닥까지 떨어진 투수들의 제구력 향상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