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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좌-우를 굳이 따져가며 투수를 등판시키지 않습니다."
보통은 한 팀에서 좌완 불펜 투수를 최소 2명 정도 배치한다. 야구에서 좌타자에게는 좌투수가 유리하고, 우타자에게는 우투수가 유리하다는게 정석이다. 타자가 상대적으로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상대 좌타자에 맞서기 위해 1명의 좌완 투수로는 부족한게 사실. 2일 기준으로 넥센의 상대팀이었던 LG에는 류택현과 이상열이 엔트리에 포함돼있었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이혜천 유희관, KIA 박경태 진해수 임준섭, 한화 마일영 윤근영, 롯데 강영식 이명우 등이 모두 좌완이다.
하지만 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염 감독은 "나는 굳이 좌-우를 따져가며 투수를 등판시킬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염 감독은 "유일한 좌완인 박성훈도 상황에 따라서는 우타자를 상대로 등판시키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우타자를 상대로 조금 좋지 않아 현재는 좌타자 위주로 등판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사실, 프로야구 감독직을 맡다보면 안정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한순간 선택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그에 대한 비난을 모두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좌타자를 쓰면 좌투수를 올려 맞불을 놓으면 된다. 이럴 경우에는 안타를 맞거나, 점수를 허용하더라도 감독의 책임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자신의 철학대로 도전을 선택했다. 과연, 초보 감독의 이러한 선택이 이번 시즌 넥센의 앞날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해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