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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시작됐다. 그런데 구도 부산 사직구장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장에 빈 좌석이 보인다. 30일 롯데-한화전 개막전이 매진에 실패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 개막전은 6년 연속 매진됐다. 2만8000석 부산 사직구장이 가득찼었다. 그런데 2013시즌 시작부터 빈자리가 생겼다. 입장 관중은 2만6708명이었다. 롯데는 패색이 짚었던 경기를 9회말 뒤집어 6대5로 역전승했다. 롯데팬들을 흥분시킬만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31일 롯데-한화전 관중은 더 줄었다. 1만7828명이었다. 3루측 원정 관중석과 외야 자유석에 빈 좌석이 많이 보였다. 흥행 실패였다. 지난해에는 개막전 매진, 다음날 경기에선 2만72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올해 부산 팬심에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롯데 구단은 이런 현상을 몇 가지 원인으로 분석했다. 첫째는 부산의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롯데 구단은 올해 관중 목표(115만명)를 지난해 관중(136만8995명) 보다 16%나 적게 낮춰 잡았다. 롯데는 같은 그룹사인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을 보고 경기를 예상한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부산 지역의 경기가 지난해만 못하다는 예상이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관중 감소를 미리 예상했던 것이다.
둘째는 시범경기 성적(8위) 부진과 홍성흔(두산) 김주찬(KIA) 같은 대표 얼굴들의 타팀 이적이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타선이 부진했다. 방망이를 앞세웠던 롯데의 팀 컬러가 바뀌었다. 공격 야구가 아닌 마운드를 앞세운 수비 야구로 색깔이 달라졌다. 홈런 타자 이대호가 2년 전 일본 오릭스로 떠났다. 인기스타였던 홍성흔도 지난해말 친정 두산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부산팬들은 강한 투수력으로 지키는 야구 보다 화끈한 방망이쇼를 펼치는 공격 야구를 좋아하기 마련하다. 하지만 지금의 롯데는 과거 같은 공격야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 구단도 이대호 홍성흔이 떠났을 때 타자 보다는 투수력 보강에 힘을 썼다. 이기는 야구를 위해선 타선이 아니라 투수진을 보강하는게 낫다고 봤다.
게다가 롯데는 30년 가까이 지켜왔던 자신의 제2의 연고지인 창원시(마산 포함)를 빼앗겼다. 그 곳에 9구단 NC가 창단됐다. 아무래도 창원 지역에서 부산으로 경기를 관전하는 오는 팬들의 발길도 줄기 마련이다. 아직 NC는 개막전(4월2일)을 치르지 않았다.
롯데가 부산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되돌리는 건 좋은 성적과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재미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무척 어렵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