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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선우는 "팀내 5선발 김선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25일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그랬다.
그런 그가 자신을 낮춰 소개한 것은 이유가 있다. 베테랑인 그도 선발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팀내 후배들에게 각인시켜주기 위해서다. 또 자신도 경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잠재력 높은 팀 후배들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김선우가 자신의 역할을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며 "타자 쪽에서는 홍성흔, 투수 쪽에서는 김선우가 있다"고 든든해 했다.
자신의 역할이란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을 뿐만 아니라 팀 후배들을 이끌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까지 100% 해주고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젊은 잠재력이 좋은 투수들이 많다. 그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변수를 겪어야 하는데, 거기에 아낌없는 조언을 주는 것이 김선우"라고 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홍성흔의 역할은 여러 매체를 통해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김선우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150㎞ 안팎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다. 타자를 힘으로 제압했다. 투구패턴은 2년 전 바꿨다. 패스트볼의 구속을 줄이면서 정교한 제구력과 절묘한 수싸움으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당시 SK 사령탑이던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투수가 나이가 들면 구속이 떨어진다.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해야 한다. 김선우가 그 부분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김선우는 올해 한국나이로 37세다. 하지만 믿음직스럽다. 2011년 16승7패를 기록하며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잔부상으로 부진했지만, 올해 또 다시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그의 투심 패스트볼과 강약조절 투구는 여전히 까다롭다.
두산은 잠재력이 높은 투수들이 많다. 지난해 노경은과 홍상삼이 그 잠재력을 터뜨렸다. 올해는 변진수가 있고, 김강률과 서동환도 그렇다. 김선우가 그들의 곁에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