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프로야구 4강은 삼성 SK 두산 롯데였다. 2013시즌 개막(30일)을 앞둔 시점에서 올해 4강 예상은 삼성 KIA 두산 SK 정도로 나오고 있다. 실제 뚜껑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 5위 KIA가 치고 올라오고, 롯데가 4강에 들지 못한다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롯데는 올해 4강 밖 전력인가.
롯데는 최근 끝난 시범경기에서 테스트를 했다. 타순 4번에 전준우 강민호 김대우를 돌아가면서 올렸다. 딱 들어맞는 적임자는 없었다. 강민호 쪽으로 기울었다. 주전 포수라는 막중한 역할 때문에 4번까지 맡기는 게 부담이다. 전준우는 파워가 떨어졌고, 무명에 가까운 김대우는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1번 자리에도 황재균을 시험했지만 출루율이 떨어졌다. 전준우도 시험해봤다. 기대를 걸었던 전준우와 황재균이 제몫을 못했다. 타자 중 특출나게 치고 올라온 새 얼굴도 없었다. 결국 롯데는 2013시즌 타선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롯데를 저평가할 수 있을까. 롯데 마운드를 따져보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9개팀 중 가장 짠물 피칭을 했다. 11경기에서 최소인 30실점했다. 3승7패1무로 팀 순위는 8위에 그쳤지만 마운드로 붙었을 때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힘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봤을 때 롯데는 타선의 전력 누수를 마운드의 높이로 보충했다. 구체적인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들다. 대신 롯데는 겉모습의 화려함은 떨어졌지만 속은 단단해졌다. 타선에 기복이 있지만 마운드는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마운드가 안정이 돼야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다. 정규시즌 뿐아니라 페넌트레이스 같은 단기전에서도 타선 보다 마운드가 센 쪽이 유리하다.
삼성은 타자쪽에선 전력 누수가 없다. 마운드에선 정현욱이 LG로 이적했다. 권오준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사실상 접었다. 신용운 등이 얼마 만큼 메워줄 지가 관건이다. 새 외국인 투수 밴덴헬크와 로드리게스도 국내 야구에 적응이 필요하다.
KIA는 김주찬의 영입과 최희섭 등이 살아나면서 시범경기 팀 타율이 2할9푼9리까지 치솟았다. 팀 평균자책점은 2.66(2위)으로 롯데 다음이었다. KIA의 타선이 시범경기 처럼 정규시즌에도 화끈하게 터져줄지는 의문이다. 또 아직 검증이 덜 된 중간 불펜이 불안요소다.
두산은 홍성흔의 가세로 타선이 보강된데 반해 마운드가 물음표다. 김승회가 중간 불펜에서 빠졌다. 새로운 마무리 홍상삼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SK는 타선에서 이호준이 NC로 빠졌고, 마운드에선 마무리 정우람이 군입대했다. 새 외국인 투수 세든과 레이예스도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삼성 KIA 두산 SK는 롯데에 비해 마운드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