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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달아오른다."
2013시즌이 임박한 현재에도 여전히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주위의 시선과 마찬가지로 삼성 구단 자체적으로도 올시즌 3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시범경기를 보면 디펜딩챔피언같지가 않다.
이쯤되면 디펜딩챔피언으로 체면이 구겨지고 우려감이 높아질 만하다.
하지만 삼성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물론 시범경기도 경기인 만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그래도 삼성은 시범경기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초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정상을 향해 달릴 것이라는 믿음의 야구를 하는 게 삼성이다.
그도 그럴것이 삼성은 지난해 시범경기 때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보이지 않았다. 4승1무6패로 롯데(3승9패) 다음으로 7위를 기록했다.
막상 2012년 시즌이 시작돼서도 삼성은 강팀이 아니었다. 하위권에서 머물렀던 행진이 43경기를 치른 5월 말까지 계속됐다. 2012년 5월 31일 현재 삼성의 성적은 21승1무21패로 6위였다.
그랬던 삼성은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한 6월 한 달동안 15승1무9패의 최고 승률을 거두며 6월 말에 전체 2위(36승2무30패)를 찍었다.
뒤늦게 달아오른 삼성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월부터 피치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10월6일 페넌트레이스가 끝나는 순간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7월부터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65경기 동안 삼성이 거둔 성적은 44승21패, 승률 6할7푼7리였다. 같은 기간 2위였던 SK가 67경기 36승2무29패(승률 0.55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였다.
이 덕분에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삼성 관계자는 "급하면 체한다고 하지 않는가. 시범경기 성적이 좀 시원치않다고 아쉬울지는 몰라도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12일 두산전에서 1대3으로 역전패한 뒤에도 경기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보다 "중간투수들을 시험하는 중"이라며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삼성 선수들의 스타일이 때가 되면 경기력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정상을 향해 치달아 오른 경험이 많은 삼성으로서는 근거있는 여유였다.
삼성의 이런 자신감이 2013시즌이 시작돼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