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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첫판부터 희비 엇갈린 한-일, 2라운드 충돌 빗겨가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3-03 13:19


태극전사들의 다수가 일본을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일본과 싸우려면 WBC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해야 한다. 네덜란드에 일격을 당한 한국이 일본과 2라운드에서 맞붙을 수 있을까.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태극전사들의 다수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을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일본은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또 WBC 2연패를 했다. 한국은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했다. 한국도 잘 했지만 일본은 세계 야구를 두 차례나 연달아 제패했다. 따라서 한국이 세계 1등이 되기 위해선 일본을 넘어서야 했다. 일본도 도전적인 한국 야구를 한 수 아래로 보면서도 무시하지는 못했다. 일본이 잘 하는 현미경 야구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갔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는 티를 내지는 않았다. 어차피 한국과 일본은 본선 1라운드에선 각각 B조와 A조로 달랐다.

그런 한-일의 운명은 첫 판에서 엇갈렸다. 한국은 졌고, 일본은 승리했다.

한국은 2일 대만에서 열린 1라운드 네덜란드전에서 졸전 끝에 0대5로 완패했다. 반면 일본은 오사카에서 벌어진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끌려가다 8회 3점을 뽑아 5대3으로 역전승했다.

우려했던 대로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첫 경기는 힘들다.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첫 단추를 잘 꿰기는 쉽지 않았다. 4안타에 어이없는 실책까지 쏟아낸 한국은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힘든 가운데서도 노장 이바타 히로카즈(38·주니치) 주장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같은 베테랑들이 대타로 제몫을 다해 위기를 극복했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웃지 않았다. 한수 아래의 브라질을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고전했기 때문이다. 2-3으로 끌려가던 8회 대타 이바타의 적시타와 아베의 타점(2루땅볼)이 아니었다면 한국 처럼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일본의 목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패다. 그런데 브라질전은 일본의 생각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브라질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사회인 야구에서 뛰는 선수들 중심으로 짜여졌다. 그런 선수들에게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스기우치 도시야(요미우리), 셋츠 다다시(소프트뱅크)가 모두 점수를 내줬다. 셋 다 1실점씩 했다. 특히 다나카는 2이닝 동안 4안타를 맞으며 기대이하의 피칭을 했다. 야후 돔에선 메이저리그 30개팀 전 스카우트가 다나카의 투구를 지켜봤다고 일본 산케이스포츠가 보도했다.

믿었던 투수들이 실점하면서 경기가 예상 외로 어렵게 풀렸다. 중간 불펜 셋츠가 조금 많은 3이닝을 던지고 말았다. 또 무릎이 좋지 않은 아베를 대타로 쓸 수밖에 없었다. 당초 계획에 없었던 선수 기용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예의주시하듯 일본도 한국의 첫 경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야후 스포츠에서 한국의 영봉패 소식은 많이 본 기사 상위권을 차지했다.


스포츠닛폰은 류중일 감독의 사상 최악의 경기였다고 말한 걸 제목으로 뽑았다. 이 신문은 네덜란드에 패한 한국의 2라운드 진출에 노랑 신호가 들어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산케이스포츠도 한국이 네덜란드에 4안타로 부진한 끝에 완패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네덜란드전 같은 졸전이 또 나온다면 2라운드에 나가 보지도 못하게 된다. 대만에서 2라운드가 벌어지는 일본 도쿄가 아닌 고국으로 짐을 싸서 고개 숙이며 죄인 처럼 귀국해야 한다.

이제 더이상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4일 호주와의 2차전, 5일 대만과의 마지막 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과는 싸워보지도 못하게 된다.

지금은 멀리 있는 일본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당면한 호주와 대만을 무너트려야 한다. 그 다음이 일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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