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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김인식 위원장이 대표팀에 보내는 세가지 메시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2-28 17:32 | 최종수정 2013-03-01 08:41


2006년 1회 WBC 당시 이승엽과 김인식 기술위원장(당시 감독)의 모습. 스포츠조선DB

"마운드는 괜찮아 보이는데,타격은 아직 좀…."

20일 가까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훈련과 연습경기를 지켜봐온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의 걱정이다. 김 위원장은 "팀 타격이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더디게 올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봉중근(LG) 김광현(SK) 등 왼손투수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마운드의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오히려 타선이 주춤했다. 김 위원장은 "타자들의 면면은 1,2회 대회 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뛰어난 타자가 많아 잘 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WBC 한국 대표팀의 산증인이다.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 때 지휘봉을 잡고 대표팀을 3위와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미국 언론이 '도대체 저들은 누구인가'라고 할 정도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사를 만들어 냈다.

이번에는 기술위원장으로 대표 선수 선발에 관여한 김 위원장은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1차전을 앞둔 대표팀 선수들에게 세가지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매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라"고 했다. 한국은 1라운드 B조에 편성돼 네덜란드, 호주, 대만과 경쟁한다. 얼핏보면 리그전이라 여유가 있어보이지만, 매경기 결과에 따라 팀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토너먼트나 다름없다. 김 위원장은 "다음 경기를 생각하지 말고 당일 경기에 전력을 쏟아내야 한다. 다음 경기까지 신경을 쓰다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네덜란드, 호주, 대만에 앞선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이 조 1~2위에게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과 NC 김경문 감독이 19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그러나 단기전의 특성상 매경기 선수들의 컨디션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약체로 분류되는 네덜란드에는 메이저리그에서 434홈런을 기록한 앤드류 존스(라쿠텐) ,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2년 연속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등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왕첸밍(전 워싱턴), 궈홍치(전 LA 다저스)가 주축인 대만 투수진도 만만찮은 전력이다. 김 위원장은 상대를 쉽게 봐서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자신감을 갖고 상대와 맞서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선취점을 내주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제점을 뽑으면 비교적 여유있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상대 페이스에 말려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상대가 우리보다 한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기에 더욱 그렇다.


김 위원장은 "빨리 따라가야한다는 생각에 조급하게 나서다보면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그러면 충분히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사실 김 위원장의 당부는 지극히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기본을 지키면서 평상심을 유지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면을 강조한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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