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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 "다저스 권유로 WBC 불참, 후회된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3-01 13:30 | 최종수정 2013-03-01 13:30


LA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캡쳐

제3회 WBC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 한국 대표팀에는 류현진이 없다. 상위 스테이지의 좌완 라인업이 강한 팀과의 경기에서 살짝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사실. 류현진의 불참.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적응의 중요성만 설명해도 충분했다. 류현진 불참의 불가피했던 근거는 또 있다. 소속팀 다저스도 원치 않았다. 류현진의 팀 동료이자 LA다저스 젊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의 증언을 통해 이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커쇼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 가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표팀 조직위로부터 합류를 요청받았지만 거절했다. 다저스가 '노'라고 대답하기를 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소속팀 반대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됐다는 의미. 커쇼는 다저스의 의중을 반영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뒤늦게 후회했다. "대표팀에 합류해 국가를 위해 뛴다는 것은 꼭 해보고 싶었던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100% 건강한 몸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이를 팀에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팀의 권유를 저항 없이 받아들였던 이유를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개인적 입김이 센 에이스도 이럴진데 새로운 환경 적응이 필요한 새내기 류현진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거액을 들여 새로 영입한 한국인 투수. 만약 본인이 WBC 한국대표팀 합류를 원했더라도 이를 다저스가 쿨하게 허락했을 가능성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커쇼는 "4년 후 열릴 다음 대회 때 참가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이번 대회를 지켜봐야만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며 재차 후회의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커쇼는 지난 시즌 막판 엉덩이 근육통으로 마지막 2경기를 걸렀다. 하지만 더 이상 몸에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대표팀에는 너클볼러 R.A.디키와 지오 곤잘레스를 제외하곤 메이저리그 거물급 투수가 많지 않다. 도미니카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에 비하면 빅리거 슈퍼스타의 참여율이 떨어진다. 만약 커쇼가 합류했다면 미국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었다.

다저스 출신 WBC 본선 참가 선수는 모두 4명. 내야수 핸리 라미레즈가 도미니카 대표팀에 합류했다. 내야수 루이스 크루즈와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멕시코, 불펜 투수 로날드 벨리사리오는 베네수엘라 대표로 활약한다. 다저스 출신 미국 대표팀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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