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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홍석, 될성부른 떡잎, 더이상 불효자는 싫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1-29 15:37 | 최종수정 2013-01-29 15:38


롯데 2013년 루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가 외야수 조홍석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루키 조홍석(23)은 프로 문턱에서 두 번 실패했다. 서울 배명고를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야구를 그만 두려고 했다.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온 어머니와 두 누나가 말렸다. 어머니는 고향 광주에서 옷장사를 했다. 누나들은 서울과 광주에서 직장에 다녀 남동생에게 돈을 보냈다.

조홍석은 좀더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제주도로 갔다. 2년제 제주산업정보대(현 제주국제대)에 갔다. 2년 뒤 그를 찾는 프로팀은 또 없었다. 버림받은 조홍석은 방황했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아들의 다음 길을 찾았다. 원광대 편입이었다. 다시 2년이 흘렀다. 조홍석은 지난해 8월 20일 2013년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 그는 원광대 숙소에서 후배들과 지명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다. TV에선 4라운드까지만 중계를 해줬다. 3라운드까지 돌았지만 조홍석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또 세번째 고배를 마시는 줄 알았다. 소변을 참다가 화장실로 간 사이에 롯데가 조홍석을 선택했다. 후배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사이에 가장 먼저 어머니가 전화를 해봤다. 이미 어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쏟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초등학교 때 이혼한 후 조홍석을 혼자 키웠다. 아들이 광주 화정초 3학년때 야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반대했다. 아들에게 힘들고 돈 많이 드는 운동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 기회다"면서 "롯데 팬이었다. 유니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흥식 롯데 타격 코치는 조홍석을 넥센의 서건창 처럼 키우려고 한다. 서건창은 LG에서 실패한 후 테스트를 거쳐 넥센에 입단, 성공했다. 2012년 신인왕을 받았다. 조홍석은 "같은 광주에서 컸던 건창이형과 한 살 차이다. 종종 연락하는데 건창이형이 잘 돼 부러웠다"고 말했다. 롯데팬들은 조홍석의 이름 앞에 '제2의 서건창'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1992년 염종석이 마지막 신인상을 받았다. 20년 넘게 신인상과 거리가 멀었다.

외야수 조홍석은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타순 1번을 도맡시피했다. 발이 빠르고 야구 지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김시진 롯데 감독의 눈에 들었다. 신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 송주은, 외야수 고도현, 포수 이종하와 함께 1군 사이판 전지훈련 캠프 명단에 뽑혔다. 조홍석은 김주찬(KIA)이 떠난 좌익수를 놓고 선배들과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 코치들로부터 체중을 불리라는 충고를 들었다. 키 1m79에 체중 75㎏으로 말랐다. 빠른 발을 가졌지만 체격이 왜소해 파워가 떨어졌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성공 열쇠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홍석은 "동기 10명이 정말 친하다. 하지만 야구에선 경쟁에서 밀리면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했다. 프로 첫 해 연봉은 2400만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5~6년 뒤 동기생들의 연봉은 10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홍석은 이미 프로의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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