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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들이 기를 쓰고 조금이라도 현역 선수로 더 뛰려고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수를 하다 그만 두면 금전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다. 둘째는 선수 은퇴 이후 바로 일할 자리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은퇴 무렵 선수들은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 이유는 불투명한 진로를 46.7%, 불안한 수입이 44.5%로 조사됐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고연봉에서 낮은 연봉으로 뚝 떨어지는 게 싫은 것이다.
은퇴 후 제일 해보고 싶은 일은 음식점 개업이 17.8%로 1위였다. 작년 1위였던 고교야구 지도자는 15%로 2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그래도 야구 관련 일자리가 많은 편이다. 일본의 고교야구 팀수는 4000여개. 한국은 겨우 50여개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은퇴한 후 가장 순조롭게 풀려야 코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코치가 되기는 하늘에 별따기 처럼 어렵다. 유명 스타이거나 아니면 구단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야 가능하다. 톱 스타 출신일 경우 5000만원 정도부터 출발하는 적은 연봉 때문에 코치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부는 야구해설위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코치나 해설위원도 야구를 잘 했던 선수들에게나 가능하다"면서 "다수의 선수들이 은퇴 후 뭘 할지 인생 설계에 고민이 많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봐도 뾰족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선수들은 선수 시절부터 부업을 한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홍성흔은 부산에 식당을, 삼성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제2의 고향 대구에 식당에 이어 대형 커피전문점까지 차렸다.
하지만 이런 부업도 목돈을 가진 선수들이나 할 수 있다. 홍성흔과 진갑용 모두 연봉이 수억원대인 인기 스타들이다. 따라서 은퇴 무렵에야 연봉으로 1억원 남짓을 받는 선수들은 은퇴 이후 제2의 삶이 불투명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