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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나의 야구인생은 8회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1-09 16:30


2012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승엽이 지명타자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코엑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2.11/



"1년에 160경기를 뛰고 싶다."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은 올해 우리 나이로 38세가 된다.

시쳇말로 내일 모레면 불혹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승엽은 한층 진지한 모습으로 2013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9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 개시식을 가진 이승엽은 "나의 선수인생은 야구로 치면 8회초나 8회말로 접어든 것 같다"고 숙연하게 말했다.

지금은 야구를 해온 날보다 할 날이 더 적게 남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끝에 내뱉은 말이었다.

이승엽은 "예전에만 해도 고참 선배들이 야구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조금 더 하라는 말을 할 때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선배들의 말뜻이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역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한 모양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야구인생이 어느덧 8회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 이승엽은 그래서일까.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했다.


이승엽은 "1년에 야구경기를 150경기, 아니 160경기라도 뛰고 싶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만큼 이승엽에게는 2013년 시즌이 절실한 시간이다.

작년에 이루지 못했던 목표에 다시 도전하겠다며 마음가짐을 단단히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엽은 1년전 한국에 복귀하는 2012년 시즌 목표로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을 언급했지만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승엽은 "작년에는 준비가 부족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최근 몇년 새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편견을 깨고 목표에 다시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승엽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과제도 만들었다. 올겨울 동안 작년에 가장 아팠던 기억을 날리는 것이다.

그 아팠던 기억이라는 것은 '넘어갈 듯 한데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를 줄이는 것이란다.

이승엽은 "공이 잘 맞을 때는 안넘어갈 듯 하다가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작년에는 정반대여서 머리를 쥐어뜯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스윙을 더 간결하게 다듬어서 전성기의 타격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임하는 목표도 밝혔다.

"그동안 4강 진출(1회), 준우승(2회)을 했으니 이번에는 우승을 할 차례가 아니냐. 그러니 우승을 목표로 뛴다"고 말했다.

8회 후반기로 접어든 이승엽의 야구인생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경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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