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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으로 시작해 열정으로 끝났다.'
삼성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시무식에 특별손님을 모셨다.
삼성 구단 김 인 사장, 송삼봉 단장,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직원들의 심금을 울린 이는 강연자로 나선 삼성 테크윈 소속 이지영 대리(29)였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구단 시무식을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특별하게 치를까 고민하던 중 이 대리를 떠올렸다.
이 대리는 '가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인해 키가 1m10에서 성장을 멈췄지만 가난과 장애를 딛고 1m80의 열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이날 선수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5㎞ 마라톤, 대학 입학, 호주 어학연수, 삼성 테크윈 입사 등 끊임없는 도전의 삶을 들려주며 감동을 선사했다.
이 대리가 전한 메시지는 '도전=시도'였다. 목표를 정했다면 과정과 결과를 미리 우려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자는 것이었다.
도전을 시작했으면 노력하는 것만이 최대 무기라는 말도 곁들였다. 자신의 삶이 그래왔다는 것이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친 이 대리에 이어 신년사에 나선 김 사장은 이 대리의 강연에서 받은 감동을 한동안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 대리가 전한 메시지는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도전과 노력이 올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프로 스포츠의 '80대20 이론'을 소개하며 강연의 '감동'을 비장한 '열정'으로 승화시켜 시무식 분위기를 이끌었다.
20%의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80%의 노력과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선수들에게 노력은 곧 훈련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013년 신년사를 언급하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더욱 자극했다.
김 사장이 이 회장의 신년사에서 전율을 느낄 정도로 새겨들었던 대목이 "지난 성공은 잊어버리자. 새롭게 도전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 사장은 "회장님의 이 말씀은 우리 삼성 라이온즈에도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이다"면서 "지난 2년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고 해서 성취감에 도취되거나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지난 영광을 깡그리 잊고 백지에서 프로야구의 새역사를 쓰는데 도전하자"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삼성 선수들은 김 사장의 '삼성 라이온즈' 선창 아래 2013년 슬로건인 'Keep Going'을 세 번 외치면서 시무식을 마무리했다.
이 대리의 감동 강연에 촉촉한 듯 했던 그들의 눈빛은 어느새 이글거리고 있었다.
경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