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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병' 현재윤 등장, LG 포수 경쟁 지각변동?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1-09 10:01


프로야구 LG트윈스 선수들이 7일 오전 시무식과 력테스트로 2013년 일정을 시작했다. 4000M 달리기 테스트에서 줄곧 1위를 달린 현재윤이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07/

"정말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그런데 힘들지가 않았습니다."

7일 열린 LG의 체력테스트. 주축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고참조 4㎞ 장거리 달리기 우승후보는 지난해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박용택이었다. 하지만 박용택을 포함한 여러 선수들을 제치고 초반부터 앞서나가는 선수가 있었다. 단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완주에 성공했고, 압도적인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포수 현재윤이었다. 그를 바라보는 LG 김기태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2013 시즌 LG의 주전포수는 누가 될까. 윤요섭, 조윤준의 2파전으로 예상됐던 주전경쟁이 현재윤의 합류로 지갗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삼성에서 경쟁에 밀리며 포수로서 잊혀져가던 현재윤이 이를 악물고 후배들에게 도전장을 던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윤은 체력테스트에서 경쟁자들을 한 바퀴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이 장면을 바라본 김 감독은 "정말 대견하고 고맙다"며 현재윤을 칭찬했다. 지난해 체력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김용의, 신재웅 등을 시즌 내내 중용했던 김 감독의 스타일을 봤을 때 현재윤은 엄청난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꼼꼼한 성격도 장점이다. 김 감독은 평소 모든 사항을 꼼꼼하게 기록하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정민 배터리 코치를 칭찬하던 도중, 조계현 수석코치로부터 "선수 중에는 현재윤이 평소 상대 정보 등을 열심히 기록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좋은 습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윤은 "그동안 삼성에서 아무것도 보여준게 없었다. 꼭 뛰어보고 싶었던 LG에 우여곡절 끝에 오게됐다. 새 팀에 와 어떻게든 준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적이 결정된 후 정말 열심히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이적이 결정된 이후, 현재윤은 바로 다음날인 15일부터 매일 잠실구장에 출근해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윤은 "삼성에서 10년 동안 백업역할만 해왔다. 특히 최근 몇년 간 의욕을 많이 잃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LG에 와 기회가 생겼다. 훈련을 해도 전혀 힘들지 않고 즐거웠다"며 "훌륭한 후배들이 있어 쉽지 않겠지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세 사람의 주전 경쟁은 평행선상에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으로 자리잡은 윤요섭이 약간 앞서는 형국이었지만 현재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세 사람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현재윤은 경험이 많지만 최근 몇년 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1군에서의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수비 능력에 비해 타격도 조금 아쉽다. 윤요섭은 정반대다. 펀치력만 놓고 보면 9개 구단 포수중 최고다. 중요한 순간 한방을 처줄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리드와 수비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지명타자로 주로 뛰어오다 지난 시즌부터 다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조윤준은 LG가 차세대 스타로 키우기 위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한 유망주이지만 아직은 경험, 실력을 더욱 쌓아야 한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정해진건 아무 것도 없다.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을 통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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