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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IA 왼손 듀오 양현종-심동섭, 2013 새로운 출발을 꿈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1-01 12:27


21일 광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LG와 KIA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 양현종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8.21/

새로운 출발, 그들의 심장은 뜨겁게 타오른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해의 기쁨과 좌절은 이제 모두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고, 새로운 출발에 나설 때다. 특히 지난해 시련을 겪었던 KIA의 왼손 듀오 양현종-심동섭은 2013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크다. 왼손 투수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KIA로서는 이들의 부활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양현종, 선발의 영광을 다시 한번

KIA는 2012시즌 상당히 강한 선발진을 구축했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앤서니(11승)와 소사(9승)가 20승을 합작한데다 부활한 김진우도 10승을 거뒀다. 여기에 비록 승운은 따르지 않아 두 자리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베테랑 서재응도 국내 복귀 후 최고의 구위를 선보였다. 에이스 윤석민도 투수 4관왕에 올랐던 2011시즌의 피로감에 시달리면서도 평균자책점 3.12에 9승을 거뒀다. 5명의 선발진이 거둔 승리만 48승이다. 팀 전체 승수(62승)의 77%가 선발의 힘에서 나왔다.

그런 KIA도 고민거리가 있다. 지난해 활약한 5명의 선발을 올해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있는 것이다. 바로 왼손 선발의 품귀현상이다. 5명의 선발은 하나같이 오른손 정통파였다. 선발진의 다양화에 있어서는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뒤쳐진 셈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인물이 바로 양현종이다. 좌완 정통파 양현종은 이미 선발로서 검증을 충분히 받은 투수다. 2009~2010년 두 시즌 연속 선발 12승 이상을 거뒀고, 2010년에는 16승으로 팀내 최다승을 거둔 적도 있다.

그러나 2010년을 정점으로 양현종은 추락했다. 피로누적으로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이 생겼고,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를 겪었기 때문이다. 2011~2012시즌은 그래서 양현종에게는 시련의 시기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2012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서도 2013년이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양현종은 지난해 말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KIA 조규제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양현종은 처음부터 다시 구위를 가다듬었다. 선동열 감독 역시 양현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양현종이 선발에 돌아와준다면 한층 더 경쟁력있는 선발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 양현종은 "2013년에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선발에 돌아가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19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KIA 심동섭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19

심동섭, 재활의 신화를 노린다

2010년 KIA에 입단한 심동섭은 조범현 감독 재임시절인 2011년 팀의 필승 계투로 맹활약했다. 2012시즌 신인 박지훈이 했던 바로 그 역할이다. 마른 체구의 왼손투수지만, 볼끝은 묵직했다. 2011시즌 57경기에 나온 심동섭은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며 3승1패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77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마운드에는 심동섭이 있었다.

그러나 2012시즌은 심동섭에게 크나큰 시련을 안겼다. 지난해 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생긴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제2차 스프링캠프 때는 거의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캠프를 일찍 마무리하고 돌아온 심동섭은 시즌도 조기 마감해야 했다. 초반 10경기에 나와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23의 안좋은 성적을 기록한 뒤 5월에는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잠시 쉬면 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부상이 심각했다. 왼쪽 팔꿈치 인대가 크게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은 심동섭은 결국 7월에 수술대에 오르고 말았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에 이어 뼛조각 제거수술까지 받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젊기에 수술을 받았다는 낙심보다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더 크게 품었다.

결국 심동섭은 힘겨운 재활을 시작했다. 복귀까지 1년이 걸릴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이는 바꿔 생각하면 '1년 뒤면 다시 힘차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비관 보다는 낙관을 마음에 품은 심동섭은 현재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 중이다.

일단 예정은 6월 복귀다. 이 때쯤이면 팀이 한창 힘을 내야 할 때다. 기존 투수들이 서서히 피로감을 느낄 때 힘을 비축해놓은 심동섭이 불펜의 조커로 등장한다면 KIA는 새로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심동섭은 "반드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한 겨울 추위를 땀으로 덮히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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