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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10억원도 안 아까운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매년 성장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
KIA는 '또한 연봉이 400% 인상돼 팀 내 역대 최고 인상률(종전 2015년 양현종 1억2000만원→4억원, 2024년 최지민 3000만원→1억원, 이상 233.3%)을 기록했으며, FA와 다년계약을 제외하면 2020년 하재훈(35·SSG 랜더스)의 455.6%(2700만원→1억5000만원)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알렸다.
김도영은 KIA에 입단한 지 3년 만에 엄청난 잠재력을 꽃피웠다. 그는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했을 때부터 '5툴 플레이어'로 눈길을 끌었다. 엄청난 주력과 콘택트 능력을 앞세운 유격수 유망주였기에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KIA는 당연히 김도영이 지난 한 해 동안 이룬 엄청난 업적을 보상할 생각이었다. 연봉 인상액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잡음 없이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연봉 중재신청을 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KIA는 내부 FA 단속과 외국인 선수 영입 등 먼저 끝내야 하는 주요 업무를 마치고 새해에 김도영과 연봉 협상 테이블을 차리겠다고 일찍이 가이드라인을 정했고, 김도영은 구단을 믿고 기다렸다.
KIA 관계자는 김도영과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연봉 5억원을 넘을 것이란 여론이 형성돼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대우는 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단은 그런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KIA는 MVP 시즌을 보내며 팀 우승에 크게 공헌한 김도영에게 5억원을 약속했고, 김도영도 구단의 대우에 이견 없이 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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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2024년을 되돌아보며 "엄청난 한 해였다. 야구하면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된 것 같다. 정규시즌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승을 한번도 안 해봐서 그때 그 감정은, 행복하면서도 묘한 감정이 있었다. (2024년은 내게) 시작이다. 작년을 계기로 야구 인생을 시작해서 계속 성장하는 모습만 보여 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활약에 만족할 생각이 없다. 2년 연속 MVP 시즌까지 기대하는 것은 과하지만, 그렇다고 지난 한 시즌 반짝 활약에 그칠 마음은 없다. 김도영의 말처럼 지난해를 기준점으로 삼고 앞으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예정이다.
김도영이 계속 리그 정상급 활약을 이어 간다면, 계속해서 이정후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면 프로 5년차 연봉 역대 최고액을 기대할 수 있다. 종전 기록은 2021년 이정후, 2022년 kt 위즈 강백호(26)의 5억5000만원이다. 김도영의 올해 연봉과 5000만원 차이에 불과하기에 김도영이 건강만 하다면 오히려 기록을 깨지 못하는 게 더 어려울 전망이다.
김도영이 언급한 연봉 10억원 고지를 밟는 것도 그리 머지않은 듯하다. 이정후는 2023년 연봉 11억원에 사인하며 FA 이전 단년계약 선수 가운데 최초로 연봉 10억원을 넘기는 사례를 남겼다. 2022년 MVP 시즌을 보낸 직후로 당시 이정후는 프로 7년차였다. 김도영이 앞으로 3시즌 안에 6억원 이상 연봉이 오르면 이정후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역대 최고 기록마저 깰 전망이다. 김도영이 이정후의 연봉 11억원 기록을 과연 몇 시즌 만에 깰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도영은 올해 목표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우승,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우승"이라고 밝히며 "팀이 잘해야 그 선수도 더 빛날 수 있다. 팀이 높은 방향으로 계속 승리를 쌓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게 내 목표다. 안 다치고 그냥 팀에 계속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뜨거운 응원을 보낸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KIA에 따르면 지난해 구단이 판매한 김도영 마킹 유니폼 판매 수익이 100억원을 넘겼다. 구단이 부지런히 유니폼 공장을 돌려도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김도영은 "이런 큰 금액을 받는 데 팬들의 응원이 가장 컸다. 감사하다. 이제는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다. 조금 더 금액에 맞게 행동하고, 10억도 안 아까운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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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