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가라, 친구야. 네 몫까지 내가 해낼게.'
어찌보면 성공의 길만 걸은 것이 아니라 깊은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슬픔에 더 쉽게 공감하는 지도 모르겠다. 양현종은 2007년 2차 1지명으로 2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KIA에 입단했다. 그러나 처음 2년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제구력 난조로 인해 2008년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런 시간을 겪어내며 양현종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결국 2009년 12승과 2010년 16승(팀내 최다승)을 달성하며 '왼손 10승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도 손쉽게 해결됐다. 그런데 이 성공의 순간에 또 좌절이 찾아왔다. 2011년부터 어깨 통증과 제구력 난조 문제가 겹치면서 다시 추락한 것이다. 올해에도 스프링캠프 때 어깨 통증이 발생하는 등 초반부터 힘겨운 시간을 보낸 끝에 결국 28경기에 나와 1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5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실제로 타팀의 코칭스태프도 양현종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A팀의 한 코치는 "올해도 강했지만, 내년에도 KIA 선발진은 막강하다. 거기에 양현종까지 10승급 선발로 가세하게 된다면 그 위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 역시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얼마 전 친구 이두환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내며 양현종은 친구 앞에서 더 당당해지기로 결심했다. "올해는 부끄러운 시즌이었지만, 내년에는 정말 제대로 한번 활약해보겠다"며 팀의 희망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