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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클레이튼 커셔의 존재 의미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12-16 12:00 | 최종수정 2012-12-16 12:00


LA 다저스 류현진은 내년 10승 이상이 목표라고 있다. 류현진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셔로부터 메이저리그 적응에 받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DB

스토브리그 들어 FA 시장 최대 고객으로 움직이고 있는 LA 다저스가 내년 시즌 팀연봉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다저스의 내년 팀연봉은 2억3000만달러 이상이 예상되며, 사상 처음으로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초 전설적인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이 이끄는 투자가 그룹이 다저스를 인수하면서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보스턴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조시 베켓, 애드리언 곤잘레스, 칼 크로포드 등 고액 연봉선수들을 받아들인 다저스는 스토브리그에서도 FA 최대어 잭 그레인키와 6년간 1억4700만달러의 초특급 계약을 맺으면서 투자 구단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 시즌중에는 쿠바 출신 강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7년간 4200만달러에 영입했고, 12월 들어서는 한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을 영입하는데 총 6170만달러를 쏟아붓는 등 해외 활동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다저스의 돈잔치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서 주목받는 투수가 있다. 바로 왼손 에이스 클레이튼 커셔다. 커셔는 다저스 구단이 팜시스템부터 애지중지 키운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8년 데뷔해 통산 61승37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21승5패, 평균자책점 2.28로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올시즌에도 14승9패, 평균자책점 2.5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런데 커셔는 2014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투수로는 사상 최초로 몸값 총액 2억달러 이상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커셔를 붙잡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저스의 네드 콜레티 단장은 15일(한국시각) ESPN과의 인터뷰에서 "LA에서 자란 커셔를 2014년 후에도 붙잡기 위해 충분한 돈을 준비해야 한다. 새해가 되면 에이전트와 만나 (연장계약에 관한)이야기를 해 볼 것이다. 커셔에 투자할 돈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으며,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면 커셔측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커셔와의 계약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현진의 팀내 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계약을 했다. 계약 첫 5시즌 동안 합계 750이닝을 채우면 FA를 선언할 수 있으나, 본인의 선택사항이다. 적어도 2018년까지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콜레티 단장에 따르면 커셔는 2014년 현재의 계약이 만료돼도 다저스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연장계약을 하든 2014년후 FA가 돼 재계약을 하든 6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보장받아 2020년까지 다저스에 잔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콜레티 단장이 이날 밝힌 계획에 따르면 류현진과 커셔는 적어도 2018년까지 한솥밥을 먹게 된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커셔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커셔는 류현진보다 1살 아래지만, 경험과 실력에서 몇 수 위임을 인정해야 한다. 류현진이 국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그 데뷔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최정상 투수로부터 배울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커셔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진다. 직구 구속은 평균 150㎞, 최고 155㎞에 이른다. 변화구로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며, 올시즌에는 커브의 비율을 높였다. 9이닝당 2.44개의 볼넷, 9.24개의 삼진을 기록한 것을 보면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베테랑같은 풍모가 느껴진다.

류현진도 국내에서 제구력과 삼진 능력은 최고로 꼽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초년생인 만큼 커셔의 투구를 지켜보며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과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 등에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커셔는 비슷한 점이 많다. 똑같은 왼손에 빠른 공을 즐겨 던지고, 코너워크에 능하다. 투구시 릴리스 직전까지 상대타자가 구종을 파악하기 힘든 투구폼을 지녔고, 세트포지션에서는 1루주자가 견제할 지, 투구할 지를 판단하기 까다롭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류현진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초반 커셔를 조력자로 잘 받아들인다면, 이후 다저스에서 오랫동안 경쟁자이자 동반자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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