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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조용한 리빌딩, 조범현 카드의 의미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11-29 08:51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삼성의 경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삼성이 7대0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전적 4승 2패, 우승을 차지했다. 류중일 감독이 선수들에게 행가레를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1.01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의 2013년 목표는 우승이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따라서 그 다음은 3연패가 당연한 목표이자 숙제다.

그런 삼성이 아직까지 조용한 행보다. 이제 겨우 우승으로 차올랐던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각종 행사와 1군 주요 선수들의 우승 기념 여행 그리고 2군 위주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이 끝났다.

그런 사이 불펜의 맏형 정현욱이 LG와 FA 계약을 하면서 삼성을 떠났다. 미래의 선발감 우완 정인욱은 군입대로 내년 시즌 삼성 마운드를 비운다. 오치아이 투수 코치도 고향 일본으로 돌아갔다. 2012시즌 20승 이상을 합작했던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고든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탈보트와 고든 모두 재계약이 미확정 상태다. 지금까지 삼성에 새롭게 가세한 전력은 정현욱의 보상 선수로 받은 좌완 이승우가 전부다. 조범현 전 KIA 감독이 포수 인스트럭터로 합류, 오키나와에서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하면 삼성의 전력은 보강 보다 누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그 어떤 팀 보다 유망주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 지금 당장 다른 팀에 가면 1군에서 뛸 수 있는 좋은 자질의 선수가 많다. 그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 따라서 정현욱 정인욱 등이 빠졌다고 크게 염려할 부분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은 안주하지 않고 있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 전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그대로 두면 자만에 빠지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새 피의 수혈이 항상 필요하다.

약 1년 전 삼성은 거물 타자 이승엽을 품에 안았다. 확실한 전력보강이었다. 이승엽 영입 효과는 2연패와 팀 타율(올해 2할7푼2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타자, 투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최근 삼성 구단 주변에선 2013년말부터 줄줄이 쏟아지는 팀내 FA들을 잡기 위해 일단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몸을 사리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리딩 구단 삼성은 2014년도 중요하지만 당장 내년 성적이 최우선이다. 진정한 명문팀은 성적에 기복이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내년에도 우승이 필요하다. 아직 삼성은 과거 해태(현 KIA)가 만들었던 왕조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밥먹듯 했지만 삼성은 아직 그 정도의 파괴력과 공포감을 주지 못한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리빌딩에 고심하고 있다. 가장 공들이고 있는 게 외국인 선수다. 올해 함께 했던 우완 탈보트와 고든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한해 15승 이상씩을 해줄 강력한 1,2선발감이 필요하다. 좌완 투수라면 더 말할 필요없이 좋다. 삼성은 탈보트, 고든 카드를 버리지 않은 가운데 더 뛰어난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돈의 구애는 받지 않는다.

일부에선 삼성이 트레이트를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할 수도 있다는 루머가 있다. 하지만 삼성이 자발적으로 하기 보다는 타구단에서 먼저 선수를 맞트레이드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은 선수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상황은 아니다. 삼성은 현재 보유한 선수 보다 타팀에서 더 탐나는 선수를 주고받기 식으로 영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있는 선수를 잘 키우는데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조범현 카드가 의미가 있다. 조범현은 SK와 KIA에서 감독을 지낸 이름값있는 지도자다. 짧은 한달이었지만 구단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삼성 구단은 조범현 카드를 내년 시즌에도 어떤 형태로든 쓸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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