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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정현욱을 LG로 보낸 원소속팀 삼성은 보상선수로 좌완투수 이승우를 선택했다. 이승우는 지난 2000년 FA 제도가 시행된 이후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22번째 케이스다. 현 야구 규약에 따르면 다른 팀 소속의 FA를 영입한 팀은 해당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300%' 또는 '200% + 선수 1명'을 보상으로 내줘야 한다. 정현욱은 올시즌 연봉이 2억5000만원이었다. LG가 삼성에 현금 5억원과 이승우를 내주면서 두 팀간 FA 거래는 종료됐다.
그렇다면 역대로 보상선수의 활약상은 어땠을까. 과연 해당 FA보다 좋은 활약을 펼쳤을까. FA를 데려간 팀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내준 보상선수가 월등한 기량을 펼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다만 지난 2004년 진필중과 그의 보상선수 손지환이 FA를 데려간 팀이 '배가 아팠던' 유일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해 FA를 절차를 통해 KIA에서 LG로 옮긴 진필중은 34경기에 등판해 4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반면 그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한 손지환은 114경기에서 타율 2할71푼1리에 13홈러 42타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내야수인 손지환은 특히 수비에서 팀공헌도가 높았다. LG로서는 역대 최악의 거래를 했던 FA 사례였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것은 '윈-윈' 케이스다. 지난 2009년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과 그의 보상선수 이원석이다. 그해 홍성흔은 롯데에서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1리 12홈런 64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로 맹활약을 펼쳤고, 이원석은 두산에서 125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8리에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하위타선의 핵으로 기량을 내뿜었다. 홍성흔은 생애 최고의 타율을, 이원석은 생애 최다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으니 롯데와 두산으로서는 '윈-윈 거래'를 한 셈이었다.
또 한 명의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LG 박명환이다. 지난 2007년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40억원에 두산에서 LG로 옮긴 박명환은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그의 보상선수였던 신재웅은 그해 1군 기록이 없었다. 박명환이 역대 FA 최고의 '먹퇴'라는 오명이 붙여진 것은 이후 부상 때문에 1군서 제대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적 첫 해에는 LG의 주축 선발투수로 각광을 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