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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보라스(60), 국내 팬들에게도 아주 친숙한 이름이다.
다음달 4~7일(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부터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두 한국인 선수에게 대박을 안기려는 보라스의 전략은 무엇일까.
우선 클리블랜드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추신수에 대해서는 트레이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내년 시즌 후 FA가 되는 추신수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시점은 이번 겨울 또는 내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이다. 현재는 보스턴, 뉴욕 양키스, 시애틀, 텍사스 등 수준급 외야수가 필요한 팀들이 트레이드 대상팀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클리블랜드가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갔다는 징후는 없다.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윈터미팅에서 클리블랜드 구단이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진행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보라스가 끼어들 일은 거의 없다. 클리블랜드에 남을 경우 1년 재계약을 하면 되고, 재정 능력이 있는 새 팀으로 이적할 경우 FA를 포기하는 대가로 거액의 장기계약을 할 수 있다. 물론 새 팀으로 옮긴다 해도 현재로선 내년말 FA 시장을 노크할 공산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류현진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류현진은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다저스와 협상에 나서고 있다. 협상 마감일은 12월11일이다. 그 이전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화로 돌아와야 한다. 다저스는 약 2573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베팅했다. 예상 밖의 파격적인 액수. 그만큼 류현진의 가치와 성공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결국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단 협상은 이와는 별도의 과정이다. 계약기간과 연봉 수준을 결정해야 하는데 다저스나 류현진측은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다저스가 윈터미팅 이후로 계약을 미루겠다고 하자, 보라스는 무리하게 계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다저스는 만만치 않은 포스팅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류현진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장기계약으로 묶어두려 할 것이다. 반면 보라스는 만족할만한 액수가 아니라면 2~3년 정도로 짧은 기간의 계약을 한 뒤 이후 FA 시장을 노린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또 다저스는 FA 시장에서 잭 그레인키 등 정상급 선발투수 영입을 추진중이다. 만일 그레인키가 다저스로 오게 된다면 류현진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고, 협상서도 유리할 것이 없다. 류현진에게는 추신수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고, 보라스 입장에서도 고도의 전략과 협상술이 필요하다.
어쨌든 두 선수의 거취는 12월7일 이후에나 그 윤곽이 드러난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