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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개인훈련 붐, 먼저 준비하면 성적이 말해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11-21 07:31 | 최종수정 2012-11-21 07:31


삼성 투수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삼성 마무리 오승환(30)은 휴가 계획을 짜지 못하고 있다. 요즘 그는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닌다. 지난해와 올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했기 때문에 얼굴을 내비쳐야 할 데가 많다. 21일부터는 팀의 우승 기념 일본 온천여행 길에 올랐다. 한국시리즈는 지난 1일 끝났다. 아시아시리즈는 10일 마쳤다. 그라운드에 안 선 지 열흘이 지났지만 몸은 더 피곤한 것 같다.

12월초에는 각종 시상식에 참석해야 한다. 그후 온전히 그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채 2주 정도 뿐이다. 오승환은 크리스마스(12월25일) 이후 괌 개인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프로선수들은 운동 이상으로 휴식이 중요하다. 잘 쉬고 나야 다시 다음 시즌을 위한 몸을 만들 수 있다. 이제 국내 날씨는 계속 추워진다.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규정상 금지된 팀 훈련 기간을 늘릴 수도 없다. 그래서 요즘 선수들은 사비를 들여 먼저 해외로 나가고 있다.

오승환은 팀 훈련 보다 3주 정도 먼저 개인훈련에 들어간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팀 보다 먼저 괌으로 들어간다"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있기도 해서 몸을 좀더 일찍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내년 1월 중순쯤 괌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오승환은 먼저 가 개인훈련을 한 후 팀 훈련에 합류하게 된다.

삼성 선발 배영수(31)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 돗토리에서 2주 정도 개인 훈련을 한다. 그는 2012시즌을 앞두고 돗토리 개인훈련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올해 12승8패(평균자책점 3.21)로 2005년 이후 7년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올해 다승왕(17승) 장원삼(29·삼성)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2주 정도 먼저 몸을 만든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과거 선수들은 사비를 털어 해외에 나가 개인훈련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미국과 일본 선수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들은 국내 선수들보다 앞서 개인훈련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팀 훈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수들은 팀 훈련 전 각자 바로 강도 높은 훈련을 버텨낼 수 있는 몸을 만들어왔다. 그런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훈련 트레이너를 고용해 따뜻한 곳에서 개인훈련을 하는게 보편화돼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선수들일수록 좀더 일찍 몸을 만들어야 부상 위험도 줄게 돼 있다.

내년에는 WBC가 3월초 열린다. 국가대표팀은 내년 2월 20일 소집된다. 실전 경기 감각을 보통 때보다 한 달 이상 먼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WBC가 열리지 않는 해 처럼 준비를 했다가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일 경우 부상의 위험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오승환 같은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뽑힌 태극전사들은 어느 해보다 앞선 개인훈련이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프로선수들에겐 휴식도 전략이 필요하다. 스토브리그가 아무리 길어도 무절제하게 쉬어봐야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잦은 술자리와 불규칙한 생활 리듬으로 오히려 체중만 갑자기 늘기 쉽다. 쉴 때 쉬더라도 내년 시즌을 위한 투자와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국가대표는 물론이고 최근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트린 행운아들은 내년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먹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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