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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효과' KIA, 2013시즌 쉬어갈 타순이 없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11-20 11:27 | 최종수정 2012-11-20 11:27


롯데에서 FA로 풀린 김주찬은 KIA와 계약을 맺었다. 롯데가 꼭 잡아야 하는 선수였다. 롯데 수뇌부가 그렇게 강조하던 우승을 하기위해선 말이다. 롯데 고위관계자들은 여전히 1980년대식의 낡아빠진 정신력 타령만을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올해 스토브리그의 최대 승자는 LG라는 평가가 많다. FA로 풀린 내야수 정성훈과 외야수 이진영을 팀에 붙들었고, 허약했던 불펜은 '국노' 정현욱을 삼성에서 영입하며 보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못지 않게 스토브리그에서 쏠쏠한 전력보강을 챙긴 팀이 바로 KIA다. 팀내 FA인 김원섭-유동훈을 잡은 데 이어 이번 FA시장의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주찬마저 낚아챘다. 특히나 김주찬의 영입으로 인해 KIA는 한층 더 빨라졌고,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김주찬이 KIA에 합류했을 때 실제로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김주찬이 포함된 예상 선발 라인업을 구상해보면 바로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다. 모든 주전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 아래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김주찬이 포함된 타이거즈 라인업은 다른 팀 입장에서는 공포스러울 듯 하다. 2013시즌 예상라인업을 통해 KIA의 '김주찬 영입효과'를 따져봤다.


12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에서 경기 전 KIA 이용규가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9.12
역대 최강 초음속 테이블세터진

김주찬의 예상 타순은 2번이 유력하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김주찬을 2번으로 쓰면, 부동의 '리드오프'인 이용규와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번 중견수 좌타자 이용규'-'2번 우익수 우타자 김주찬'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강의 '초음속 테이블 세터진'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들은 '3할 타율-40도루'가 어렵지 않은 인물들이다. 국내 최고의 리드 오프인 이용규의 뒤를 타고난 공격본능을 지닌 김주찬이 이어준다면 KIA의 테이블세터진은 기본적으로 '3할-80도루'를 합작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베이스 상에 많이 나가 뒤따라오는 클린업 트리오에게 타점기회를 많이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KIA와 삼성의 경기가 21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상현.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9.21/
넘치는 클린업트리오 자원들

사실 올해 '부상'만 아니었다면 KIA는 역대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 클린업트리오가 가동될 뻔했다. 세 명이 합쳐 100홈런도 가능한 조합이다. 하지만 이들 'LCK 트리오'가 제대로 가동된 적은 없다. 세 명 모두 시즌 내내 큰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2013시즌에는 이들 세 명에게만 의존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부상 회복 여부가 명확치 않은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화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대체할 인물들에 기회를 주는 편이 낫다. 그렇게 보자면 오히려 선택지는 다양해진다. 원래 1안대로 'LCK 트리오'를 가동해도 되고, 또는 '3번 좌익수 김원섭-4번 1루수 최희섭-5번 지명타자 김상현' 조합이나 '3번 2루수 안치홍-4번 1루수 최희섭-5번 3루수 이범호' 또는 '3번 3루수 이범호-4번 1루수 최희섭-5번 지명타자 나지완' 등 무수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KIA에 중심타선을 맡아줄 만한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부상회복'이라는 전제조건이 달려야 하지만 3~5번 타순에 김원섭-이범호-최희섭-김상현-나지완-안치홍 등 적어도 5명의 타자를 투입할 수 있다. 상대 투수가 누구인지,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이 어떤지 충분히 따져가며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수 있다.


16일 인천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루 KIA 김원섭이 우월 투런 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김선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9.16/
막강 하위타선, 얕볼 수 없다

1번부터 5번까지가 이렇듯 탄탄하게 채워졌다면 일반적으로 상대팀은 하위타선에서 조금 쉬어가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2013 KIA'는 하위타선 역시 만만치 않다. 일단 앞서 클린업 트리오 후보군 중에서 3명 안에 안드는 선수로 6, 7번이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누가 되든 상관없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김상현이나 안치홍, 김원섭, 이범호 최희섭 등 누구라도 6, 7번 타순에 나설수 있다. 이렇게 보자면 KIA는 3번부터 7번까지 5명의 클린업트리오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8번은 포수의 몫이다. 주장 김상훈이나 리드 능력이 좋은 전임주장 차일목이 번갈아가며 맡을 가능성이 큰데, 에버리지가 다소 떨어지긴 해도 이들의 공격력 또한 쉽게 볼 수는 없다. 김상훈은 2009년 우승때 12홈런-65타점을 기록했고,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인 차일목도 가끔씩 해결사 본능을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남은 9번은 유격수 김선빈의 몫이다. 사실 9번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숨은 1번' 혹은 '또다른 테이블 세터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선빈은 2할8~9푼의 타율에 30도루가 가능한 재능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선빈이 9번에 나서면 '1번 이용규-2번 김주찬'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히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결국 상대팀의 입장에서 보자면 KIA의 1번부터 9번은 상대하기가 매우 피곤한 라인업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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