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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FA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탬퍼링(tampering)'이다. 정해진 시점 이전에 다른 구단이 선수와 접촉해 계약에 관해 협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켜지는 사례가 드문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에 대해서도 KBO와 구단들은 "상한선이 없으면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을 조금이라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설득력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노사단체협약 개정을 통해 '계약의 자유' 원칙을 들어 탬퍼링 조항을 없애버렸다. 현재 메이저리그 FA 규정은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 타구단과의 협상기간, 모든 구단들과의 협상기간 등 구체적으로 기간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월드시리즈 종료후 FA 신청을 하게 되면 자유롭게 어느 팀과도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노조가 탬퍼링 금지 조항이 별 효과가 없음을 인정했다는 이야기다.
국내 프로야구도 이미 오래전 FA 계약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이벤트가 됐다. 구단과 FA들간의 협상 뉴스 자체가 이슈다. 전력 강화를 위해 FA 영입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경쟁 양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 FA 협상기간 구분은 더 이상 실질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구단과 선수들이 좀더 투명한 분위기 속에서 팀을 결정해도 되는 시점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