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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억원의 차이였다. "부산에 남고 싶다"던 김주찬은 왜 롯데를 떠나 KIA를 선택한 것일까.
그런 김주찬이 단 1억원의 차이로, 롯데를 떠났다. 물론 1억원이 적은 액수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50억원 규모의 계약에서 1억원 차이라면 보통의 선수들은 자신의 입지가 탄탄한 원소속구단에 남는 것이 보통이다. 새로운 팀 문화에 적응하고,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뀐 상태에서 야구에 집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롯데답지 않았던' 과감한 베팅을 시도했던 롯데는 더욱 패닉에 빠졌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실 KIA는 김주찬 영입의 후발 주자였다고 한다. 김주찬과 가장 먼저 접촉한 구단은 한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7일 한화와의 협상이 틀어졌고 결국 KIA가 그 틈새를 노려 김주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7일 밤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김주찬은 KIA와 계약 후 "KIA와 첫 만남에서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팀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제2의 야구인생을 KIA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결국, 한화가 기회를 선점했지만 KIA가 후발주자로 달려들어 2파전이 됐다. 그 경쟁에서 한화가 백기투항하고 말았다. 한화의 고위 관계자는 "너무 과열된 조짐이 있어 발을 뺐다"고 인정했다. 결국, 발표된 금액은 50억원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규모의 경쟁이 물밑에서 벌어졌다는 뜻이다. KIA가 어떤식으로든 김주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는데 많은 관계자들의 입이 모아지고 있다.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더 많은 돈을 안겼을 수도 있다. 꼭 계약 내용을 넘어서는 돈을 주지 않더라도, 세금을 보전해준다든가 2군에 내려가도 연봉을 보장해주는 방식 등으로 얼마든지 금전적인 대우를 해줄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더 큰 규모의 계약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