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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내년보다는 미래를 택했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11-15 18:23


내년에 1군에 진입하는 NC 다이노스가 젊은 팀답게 결국 이름값 대신 미래를 선택했다.

NC는 15일 기존 8개 구단으로부터 1명씩 총 8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보호선수 20명씩을 제외하고 주로 1군 비주전 선수들이 대상이었는데, 즉시전력감과 함께 미래를 보고 데려온 선수들이 고루 섞여 있다. 특히 SK에선 박경완 박진만 노장 듀오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을 것이 유력하지만, NC는 이들을 선택하지 않았다. 향후 4~5년 이상을 내다보는 포석을 깔았다는 얘기다.

투수진의 경우 주로 경험을 샀고, 야수진은 팀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면서 4~5년 내에 야구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할 20대 중후반의 선수를 집중적으로 뽑았다.

송신영(한화) 이승호(롯데) 고창성(두산) 등 3명은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중고참급의 불펜 투수다. 송신영과 이승호는 지난해 FA 자격을 얻어 새롭게 둥지를 틀었지만 올 시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원 소속구단에서 '보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팀의 주축 불펜으로 뛰면서 우승 경험도 풍부하다.

고창성도 최근 2년간 부진했지만, NC 김경문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정재훈 임태훈 등과 함께 막강 불펜을 구축하며 전성기를 보낸 바 있다. 노성호 이재학 윤형배 이성민 등 신인지명을 통해 고등학교와 대졸 최고 수준의 선발진을 뽑았지만, 중심을 잡아줄 불펜이 없었던 NC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은 넥센에 올해 입단한 신예로 김시진 전 감독이 애지중지 키우던 넥센의 미래였다. 1군 경험은 적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양은 젊은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야수진은 포수 김태군(LG)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망라돼 있다. 올해 삼성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조영훈이나 모창민(SK)은 호타준족으로 야구센스가 뛰어나다. 89년생인 김태군은 나이에 비해 1군 경험이 많다. 다소 의외는 삼성으로부터 지명한 김종호다. 김종호는 1군에서 24경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산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진은 아무래도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불펜 투수 위주로 뽑았다"며 "신예 이태양의 경우 퓨처스리그에서 충분히 봤던 선수다. 마운드에서 싸울줄 아는 투수로 NC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수진의 경우 센스가 뛰어나고 베이스러닝이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김종호의 경우 1군 경험이 별로 없지만 스카우트팀의 분석 결과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기에 과감히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NC가 베테랑보다는 30대 이하 선수를 주로 택한 것은 과거 신생팀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다. 2000년 SK는 강병규 권명철 송재익 장광호 김종헌 등 즉시전력감을 선택했지만, 송재익만 네 시즌을 뛰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일찌감치 유니폼을 벗었다.

91년 쌍방울 역시 10명의 선수 가운데 4명 정도만이 3개 시즌을 소화했고 나머지는 2년내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NC는 등록된 모든 선수가 미혼일 정도로 젊은 팀인데, 베테랑이 팀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고, 조직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NC는 중고참과 신예를 적절히 안배하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를 우선시했다.

이들 8명의 선수들은 오는 22일 NC의 시즌 종료 행사인 '타운 홀 미팅'에서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축하를 받으며 올해 선발된 신인 선수들과 함께 입단식을 갖고,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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