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코칭스태프 이동 '신 라이벌' 기대된다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11-15 09:57 | 최종수정 2012-11-15 14:31


롯데호의 새 선장이 된 김시진 감독이 선수들과 상견례를 했다. 7일 김해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김시진 감독이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토브리그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는 코칭스태프 이동입니다. 각 팀들은 지난 시즌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토브리그에서 코치진 교체를 단행합니다. 때로는 감독을 교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인재풀에서 검증된 인사는 한정되어 있다 보니 기존의 팀에서 새로운 팀으로 지도자가 빠른 시간 내에 이동하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올 스토브리그는 사실상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와중에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이전에 한화 한대화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이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한화와 넥센은 페넌트레이스 도중에 기존의 감독을 하차시키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하자 새로운 감독을 인선했습니다. 한화는 김응용, 넥센은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밀려난 롯데 양승호 감독이 사퇴하고 김시진 감독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올 스토브리그에는 3개 팀의 감독이 교체되었습니다. 감독 교체는 필연적으로 코치진의 교체로 연결되어 내년 시즌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예감하게 합니다.

우선 한화와 KIA의 라이벌 구도가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응용 감독은 1983년부터 2000년까지 KIA의 전신 해태의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화의 전신 빙그레는 김응용이 이끄는 해태의 벽을 넘지 못해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한화는 자신들을 절망시켰던 '통곡의 벽'이 구세주가 되기를 바라는 입장입니다.

김응용 감독은 한화의 코칭스태프를 조각하면서 김성한, 이종범 등 해태의 '전설'들을 각각 수석코치와 주루코치로 영입했습니다.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던 인물들이 KIA의 붉은 유니폼이 아닌 한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KIA와 맞대결하는 장면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KIA의 사령탑이 김응용 감독의 애제자이며 김성한, 이종범 코치의 선수 시절 '해태 왕조'를 에이스로서 함께 견인했던 선동열 감독이라는 점에서 한화와 KIA의 경기는 이야깃거리를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어제 사직구장에서의 취임식을 통해 15대 감독에 오른 김시진 감독이 이끄는 롯데와 신임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 또한 새로운 라이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시진 감독은 정민태 투수코치와 박흥식 타격코치를 임명했는데 감독을 비롯한 핵심 코칭스태프가 우여곡절을 거쳐 넥센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함께 바꿔 입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롯데와 넥센의 맞대결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김시진 감독은 1988년 최동원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롯데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마친 바 있습니다. 넥센에서 김시진 감독과 한솥밥을 먹다 2010년 시즌 중 및 시즌 종료 후 롯데로 각각 트레이드된 황재균과 고원준이 다시 김시진 감독의 지휘 하에 친정팀 넥센을 상대하는 장면 또한 흥미로울 것입니다.

과거 코칭스태프의 이동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곤 했는데 올 스토브리그를 통해서도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성립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코칭스태프가 지도할 한화와 KIA, 롯데와 넥센의 명승부가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