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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원광대를 졸업한 무명 선수 조성환이 드래프트 제일 마지막 순위로, 계약금 3000만원 만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그가 롯데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단 하나, 주장으로 러닝을 이끄는데 리더십이 있어보인다는 이유 하나였다. 하지만 아무도 드래프트 꼴찌로 뽑힌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부산 지역을 호령한 경남상고 에이스 김사율이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는데 모든 관심이 쏠렸다.
특히 조성환은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조성환은 "팀 타격이 부진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실 줄을 몰랐다"며 "다 내가 못해 일어난 일 같다"고 말했다. 조성환은 FA 계약을 앞둔 지난해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만족할 만한 FA 계약을 맺지 못했고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이 때 조성환을 다시 한 번 잡아준 사람이 박 코치. 2군 감독에서 1군 타격코치로 자리를 옮긴 박 코치는 가장 먼저 조성환을 찾아 "이제 내가 왔으니 마음 놓고 기량을 펼쳐보라"라고 힘을 실어줬다. 조성환은 그렇게 올시즌 부활의 조짐을 보일 수 있었다. 주장으로, 그리고 코치로 조성환의 야구인생 나침반이 된 박 코치였다.
조성환은 "떠나신 코치님께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뿐"이라며 "하루빨리 그라운드에서 재회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