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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구단 통장에 2573만달러, 한화로 약 280억원의 거금이 꽂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 야구팬들이 깜짝 놀랄 기념비적인 일이다. 한화는 8년 동안 키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한방으로 구단 1년치 운영비를 뽑을 수 있게 됐다. 한화는 류현진을 키우면서 투자한 돈이 50억원도 안 된다.
이번 류현진의 포스팅을 보면서 국내야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선수 한명을 키울 경우 구단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된다는 걸 절감하게 됐다. 그동안 국내 구단은 선수를 구단의 자산으로는 봤다. 좋은 선수로 성장했을 경우 그 선수를 통해 우승하는 걸 제1의 목표로 여겼다. 그래서 그 선수를 잡고 계속 우승하는 걸 구단의 최고의 목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국내구단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좀더 가질 필요가 있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모든 구단들이 매년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는 건 잘못이다. 유망주를 발굴하고 그 선수를 키워 트레이드를 통해 구단 살림살이를 꾸려야 한다.
구단 경영진의 다수가 현재 국내 야구시장에선 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다. 그런 구 시대적인 마인드를 갖고는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2의 류현진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게 어려울 수 있다. 류현진 같은 대어가 매년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선수 발굴과 투자 그리고 트레이드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화는 류현진의 포스팅으로 받을 280억원을 갖고 향후 몇년 동안 팀 리빌딩을 풍족하게 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제일 큰 손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향후 2~3년 가장 좋은 FA를 모셔와 강한 전력을 꾸릴 수 있다. 당장 내년에 우승할 수 없더라도 앞으로 한화는 FA 선수 영입만 잘 해도 우승할 수 있는 강팀 전력이 될 것이다.
이제 구단들은 우승하는데만 혈안이 돼서는 안 된다. 제2의 류현진을 찾고 키워갈 생각을 해라.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