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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꼭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윤성환은 4회 연속안타로 1실점한 뒤 이어진 무사 1,2루 위기에서 두 차례 수비시프트 적중과 범타 유도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오승환은 9회 선두타자 최 정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무사 3루에서 실점하지 않는 '끝판대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오승환과 윤성환이 인터뷰실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한 이가 바로 '권오준'이다. 오승환은 인터뷰가 끝나가는 기미가 보이자 "꼭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여자친구라도 공개하나 싶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오승환은 "오준이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더라. 오준이형 얘기 좀 해달라"며 웃었다.
삼성 투수들의 모자를 보면 하나 같이 '45'란 숫자를 새겨놨다. 권오준의 백넘버다. 시즌 내내 함께 고생한 동료에 대한 애틋한 마음. 모두들 언제나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승환은 "(심)창민이가 잘 해주고는 있지만, 오준이형이 있었다면 정말 더 쉽게 풀어갔을 것이다. 우리가 질 때 '일부러 저런다'는 말도 들을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오준이형이랑 통화를 많이 하는데 어제도 전화를 걸어와 '우승해라'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의 입장에선 자신까지 바통 터치를 해주는 투수 중 한 명인 권오준의 공백을 누구보다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선발투수 윤성환 역시 같은 마음. 특히 선발등판하기 전날 전화를 걸어 "믿는다"며 격려를 빼놓지 않았다고. 윤성환은 "오준이형의 말이 큰 힘이 됐다. 1년 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안타깝다. 코치님들도 어떻게든 한국시리즈에 뛰게 하려 했는데 너무 아쉬워했다. 꼭 우승해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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