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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오승환, "(권)오준이형 있었으면 더 쉬웠을텐데"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11-01 09:23



"인터뷰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꼭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5차전 승리.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대1로 신승을 거뒀다. 1점차 상황에서 세 차례나 실점 위기를 넘긴 그야말로 '초박빙' 접전이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실에는 선발투수 윤성환과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들어왔다.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윤성환은 데일리 MVP까지 차지했고, 8회 2사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10세이브, 구대성)을 세웠다.

윤성환은 4회 연속안타로 1실점한 뒤 이어진 무사 1,2루 위기에서 두 차례 수비시프트 적중과 범타 유도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오승환은 9회 선두타자 최 정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무사 3루에서 실점하지 않는 '끝판대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오승환과 윤성환이 인터뷰실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한 이가 바로 '권오준'이다. 오승환은 인터뷰가 끝나가는 기미가 보이자 "꼭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여자친구라도 공개하나 싶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오승환은 "오준이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더라. 오준이형 얘기 좀 해달라"며 웃었다.

사이드암스로 권오준은 삼성 필승계투진의 빼놓을 수 없는 투수다. 올시즌 성적은 46경기서 1승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2.95. 지난달 11일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한국시리즈 출전을 위해 치료에 매달렸지만, 끝내 합류가 불발됐다. 일본 요미우리 구단 지정병원까지 가 주사치료를 받아봤지만 소용없었다. 한국시리즈 직전 불펜피칭을 하다 또다시 통증이 왔다.

삼성 투수들의 모자를 보면 하나 같이 '45'란 숫자를 새겨놨다. 권오준의 백넘버다. 시즌 내내 함께 고생한 동료에 대한 애틋한 마음. 모두들 언제나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승환은 "(심)창민이가 잘 해주고는 있지만, 오준이형이 있었다면 정말 더 쉽게 풀어갔을 것이다. 우리가 질 때 '일부러 저런다'는 말도 들을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오준이형이랑 통화를 많이 하는데 어제도 전화를 걸어와 '우승해라'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의 입장에선 자신까지 바통 터치를 해주는 투수 중 한 명인 권오준의 공백을 누구보다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선발투수 윤성환 역시 같은 마음. 특히 선발등판하기 전날 전화를 걸어 "믿는다"며 격려를 빼놓지 않았다고. 윤성환은 "오준이형의 말이 큰 힘이 됐다. 1년 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안타깝다. 코치님들도 어떻게든 한국시리즈에 뛰게 하려 했는데 너무 아쉬워했다. 꼭 우승해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012 프로야구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10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권오준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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