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SK 이만수 감독의 '승부수'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큰 경기에서는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경험' 혹은 '관록'의 무게를 감안해야 했다.
올해 정규시즌 133경기 중에서 무려 111경기나 4번을 맡았던 베테랑 4번타자 이호준을 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신 깜짝 4번으로 나온 이재원은 올 9월에 상무에서 제대하고 팀에 합류했는데, 신인 때부터 왼손투수에 유독 강했다. 올해도 팀에 복귀한 뒤 왼손투수가 나오면 대타 등으로 나와 상대타율이 무려 4할3푼8리(16타수 7안타)나 됐다. 모창민과 김성현 역시 이재원과 같은 이유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들 세 선수에게는 '좌완 스페셜리스트'라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큰 경기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이재원은 포스트시즌 11경기, 모창민은 10경기, 김성현은 2경기 밖에 치러보지 못했다. 이들 세 명의 출전경기수를 다 합쳐도 이호준(50경기)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