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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에서 실책은 치명적이다. 팽팽한 승부 속에서 실책은 팀에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한다.
SK 자이언츠 vs 롯데 와이번스
올해 롯데의 팀컬러는 많이 바뀌었다. 내실이 있었다. 반면 SK는 톱니바퀴같았던 조직력이 약간씩 무뎌졌다.
이날 초반이 그랬다. SK는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이 2루 견제를 했지만, 유격수 박진만이 공을 뒤로 빠뜨렸다. 결국 2루 주자 박준서는 3루로 갔다. 문규현의 깔끔한 희생플라이.
후속타자 김주찬이 중전안타를 친 뒤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포수 정상호는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손아섭의 땅볼 타구에 김광현은 1루 베이스 커버를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 SK답지 않은 플레이.
반면 롯데 타자들은 철저하게 밀어쳤다. 진루타를 치기 위한 팀 타격에 충실했다. 결국 롯데는 2회에만 3점을 뽑으며 3-0으로 초반 기선을 완벽히 제압하는 듯 했다.
SK는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SK의 저력은 여기서부터 나왔다. 5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선수들이었다. 실책이 나왔지만, 개의치 않았다. 심리적으로 미동도 없었다.
반면 롯데는 약간의 정신적 해이함이 있었다. 선발 유먼은 쉽게 승부하려 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박정권과 김강민에게 가운데 몰리는 공을 던졌다. 제구력이 좋은 유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중력이 아쉬웠던 장면. 특히 김강민에게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던진 141㎞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면서 우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SK는 조인성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귀중한 2점을 올렸다.
완벽히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던 롯데의 상승세가 끊어지는 장면이었다. 그러자 롯데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감을 가지게 됐다.
결국 4회 김강민의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박준서가 빠뜨렸다. 결국 2루 주자 박정권이 홈을 밟았다. 5회에도 강민호의 2루 송구를 사인미스로 아무도 잡지 못했다. 5-3으로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장면.
SK는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았지만, 롯데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SK 경험의 벽을 넘기에 롯데는 아주 조금 모자랐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