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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페넌트레이스 2위)와 롯데(4위)가 죽기살기로 싸우는 건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과 맞붙기 위해서다.
SK와 롯데가 힘을 뺄수록 기다리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삼성이 웃을 수밖에 없다. 삼성을 제대로 위협하기 위해선 둘 다 빨리 PO를 통과해야 한다. 삼성은 투타의 객관적인 전력에서 모두 SK, 롯데 보다 앞선다. 이미 2011~12시즌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통해 훤히 드러난 부분이다.
SK와 롯데가 그나마 삼성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 부분이 불펜이었다. 그런데 17일 2차전에서 두 팀의 불펜은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모두 필승조를 가동시켰지만 완벽하지 못했다.
SK 불펜은 더 망가졌다. 선발 윤희상의 호투를 불펜 투수들이 망친 꼴이 돼 버렸다. 1차전 때 물흐르듯 흘러갔던 엄정욱(2안타 3실점) 박희수(2안타) 정우람(2안타 4 4사구 1실점)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박희수는 이번 시즌 홀드왕(34개)이고, 정우람은 30세이브로 SK의 마무리 투수다. 확실한 필승카드를 연달아 투입했지만 무너졌다는 건 무척 실망스런 부분이다.
이렇게 양쪽 불펜이 흔들리면 시리즈가 빨리 끝날 수 없다. 선발 투수들이 아무리 잘 던져주어도 경기 중후반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장전으로 이어지기도 쉽다.
SK와 롯데 불펜이 이렇게 힘을 뺄 경우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미 두산과 준PO를 치르고 올라온 롯데는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다.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들이지만 매일 등판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SK와 롯데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단 상대가 힘을 많이 소진하고 올라오면 삼성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SK 불펜이 흔들린 건 삼성이 원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다. 좌완 김광현의 컨디션이 좋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SK 선발진이 두터워 졌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안정을 보일 경우 SK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삼성에 가장 위협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SK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에 10승9패로 약간 앞섰다. 하지만 SK 불펜이 삐걱거리면서 약점을 보였다.
삼성은 롯데와 페넌트레이스 상대전적에서 12승6패1무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SK 보다 더 지친 상태에서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면 삼성은 더 유리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