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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양팀 기싸움에 불을 붙인 김광현 효과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10-17 17:43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 롯데의 경기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6회초 1사 1,3루에서 박준서를 병살 플레이로 처리한 김광현이 포효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1차전. 2대1로 SK가 승리했다.

가장 큰 변수는 김광현이었다. 1차전 의외의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6이닝 5안타 1실점의 역투를 했다.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150㎞가 넘는 패스트볼이 인상적이었다.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김광현의 호투를 발판으로 SK는 1차전에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인천 문학경기장 SK 덕아웃. 훈련을 마치고 온 박정권은 "확실히 마운드에 (김)광현이가 있으니까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사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낀다. 1~2실점을 한다고 해도 투수가 안타를 많이 맞고 늘어지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광현이는 벼르고 별렀던 경기였다. 혼신의 역투를 했다. 그런 심정이 고스란히 함께 그라운드에 서 있는 우리에게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의 역투가 선수단의 사기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얘기. 그리고 집중력도 배가시켰다.

박진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역시 에이스다. (김)광현이가 이닝을 마찬 뒤 팔을 불끈 쥐면서 세리머니를 했는데,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었던 동작"이라고 했다.

박재상은 살짝 유머를 섞었다. 그는 "삼진을 잡아 주먹을 불끈 쥐고 세리머니를 할 때 3루측 롯데 덕아웃으로 가려고 하더라. 급격히 방향을 틀긴 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호투로 SK 덕아웃 분위기는 심리적인 우위를 점했다. 확실히 1차전이 끝난 뒤 SK 선수들의 표정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원래 가을야구 DNA가 있는 SK다. 이런 여유를 배가시켰다.

롯데 손아섭도 자극을 받았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 오재원의 어깨춤 세리머니를 그대로 흉내내며 사직의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김광현의 세리머니는 그 상황에서 당연한 것이다. 사실 일종의 기싸움이다. 롯데 주전들 중 막내인 나도 SK 김광현의 세리머니에 질 수 없다.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광현은 비룡의 에이스다. 하지만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 역투로 마음고생을 덜어냈다. SK 덕아웃 분위기를 순식간에 띄웠다. 보이지 않는 '김광현 효과'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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