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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의 짜릿함은 경기 비중이 클수록 동반 상승한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더욱 그렇다. 홈런 한방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2012시즌 준플레이오프(PO)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롯데가 준PO 1,2차전에서 각각 박준서 용덕한의 홈런포로 웃었다. 팽팽하던 경기는 일순간 홈런을 친 쪽으로 넘어갔다. 반대로 얻어 맞은 쪽은 재생 불가능이 된다. 두산은 준PO 3차전에서 최준석의 투런 홈런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SK와 비교했을 때 타율(0.263>0.258) 득점권 타율(0.261>0.256) 등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홈런과 장타율(0.364<0.384)에서 밀렸다.
SK에는 최 정(26홈런) 이호준(18홈런) 박정권(12홈런) 3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또 조인성(9홈런) 정근우(8홈런) 안치용(6홈런) 박재홍 박진만 김강민(이상 5홈런) 정상호(4홈런) 등도 한방을 칠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
롯데는 강민호(19홈런) 홍성흔(15홈런) 2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두산과의 준PO에서 송구에 눈을 맞은 강민호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박종윤(9홈런) 전준우(7홈런) 김주찬 손아섭(이상 5홈런) 등도 한방을 때릴 파워를 갖고 있다. 롯데는 SK에 비해 기본적으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 수에서 밀린다고 봐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SK와의 PO에서 김주찬 전준우 강민호 이대호가 1홈런씩을 쳤다. 하지만 이번 준PO에선 기대하지 않았던 박준서와 용덕한이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쳐주면서 두산을 제압했다. 단기전에서 실투는 누구에게나 홈런으로 이어진다는 게 드러났다. SK 투수들은 이걸 염두에 두고 있다. 박준서와 용덕한을 상대했을 때 더 집중하게 돼 있다. 또 깜짝 홈런이 다시 터지기도 힘들다.
결국 롯데가 SK와 홈런 싸움으로 갈 경우 밀리지 않기 위해선 홍성흔 강민호 박종윤 전준우 등의 장타력이 살아나야 한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일본 오릭스로 떠난 이대호의 공백이 보인다.
SK와 롯데 투수들은 피홈런을 피하기 위해 공 하나에 모든 정성을 쏟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코너워크가 불리한 볼카운트로 이어져 더 궁지에 몰릴 수 있다. 피홈런을 두려워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