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의 불화가 유야무야가 되는 모습이다. 24∼25일 인천 2연전서 김 감독이 이 감독을 찾아가지 않음으로써 다시 한번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25일 문학구장은 아무일이 없었던 것처럼 평온했다.
화해의 제스처도 이 감독이 먼저 했다. 지난 15일 KIA 선동열 감독과 넥센 김시진 전 감독의 중재로 이 감독이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서로 미안함을 말했다. 이 감독은 전화를 먼저 건 것에 대해 "이런 일에서 후배가 먼저 전화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내가 먼저했다"고 말했다.
24일 인천 경기서도 이 감독은 "김 감독이 인사오면 평상시처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평소보다 더 오래 덕아웃에 머물며 후배의 방문을 기다렸다. 그러나 김 감독은 SK 덕아웃으로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인사를 할 계획이 없음을 취재진에게 알렸다. 화해모드가 다시 긴장모드로 돌아섰다. 화해의 마지막인 악수를 하지 않은 김 감독으로선 선배 감독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상대 감독의 공격을 '참을 인(忍)'으로 버텼던 이 감독은 끝까지 마주보지 않고 다른 곳을 봤다. 이 감독은 25일 경기전 김 감독이 찾아오지 않은 것에 대해 "김 감독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지 않겠냐"고 말한 뒤 "나에게 중요한 것은 2위 싸움이다"라며 김 감독과의 일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LG와 SK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10월 3일 잠실에서 열린다. 현재의 상황을 볼 땐 그날도 아무일도 없었던 듯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둘은 찜찜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내년시즌에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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